• 최종편집 2020-04-07(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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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전용공간’ 부산 3곳 선정

윤슬기 기자 bypi123@mbusan.co.kr 사진제공 pixabay  부산시는 해운대구와 사상구, 사하구 등 3개구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 전용공간 조성 지원사업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의 높은 학업지원 및 사회진출에 대한 정책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심사를 거쳐 전용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과는 달리 제도권에서 벗어난 학교 밖 청소년들은 많은 복지지원대상에서 배제돼 원하는 시설과 공간도 확보하지 못하고 지낸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와 부산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맘 놓고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곳당 리모델링‧인테리어 공사, 집기 구입 등에 총 1억원(국비 7000만원, 지방비 3000만원)을 들여 하반기까지 전용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먼저 해운대센터는 ‘thing作(띵작)’이라는 공간명칭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꿈을 만들고 실현할 수 있는 ‘thing作 공부방’, ‘thing作 채널(미디어실)’, ‘thing作 공장(메이커스페이스)’ 3가지 창작집합소를 조성해 학교 밖 청소년이 원하는 검정고시 공부, 개인유튜브 촬영, 3D프린터·재봉틀을 통한 창작활동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상구센터에는 ‘다락(多樂)방’이라는 공간명칭으로 ‘MIC(미디어)실’과 ‘학습실’을 조성해 칸막이 책상이 비치된 학습실을 통해 원하는 학습 및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영상촬영 및 편집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하구센터에는 ‘꿈·플(꿈꾸는 사람들 people의 꿈꾸는 공간 place)’이라는 공간명칭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창작카페를 조성한다. 창작카페에는 학교 밖 청소년의 사회진출을 위한 베이킹 동아리 ‘도린’, 다양한 생활소품 제작을 위한 동아리 ‘多小생소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위한 동아리 ‘별다방’ 등이 운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교 밖 청소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욕구를 파악해 그에 맞는 전용공간을 조성해줄 계획이다”며 “학교 밖 청소년들은 원하는 활동 공간이 있으면 언제든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건의해 달라”고 전했다.

부산청년정책硏, 국민권익위 민간사업 선정… 전국 12곳 중 부산서 유일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이사장 김덕열, 이하 부청연)은 ‘2030 청년 청렴문화 페스티벌’을 주제로 올해 국민권익위원회 민간보조사업자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국민권익위 민간보조사업은 청렴문화 확산과 국민권익 증진을 위해 민간단체 공익사업을 지원하고, 시민의 청렴·권익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시행된다. 총사업비 1억8900만원이 투입되는 올해 사업은 국민권익위가 주최하는 ‘2020 국제반부패회의(IACC)’와 연계한 활동, 생활 속 적폐 해소 활동, 청소년·2030세대 청렴·권익 인식 제고 활동 등이 중점 사업으로 꼽혔다. 부청연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참여형 교육을 실시해 그들의 청렴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향후 9개월간 14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게 됐다. 특히 전국에서 12개 단체가 선정된 가운데 부산에서는 부청연이 유일하다. 함께 선정된 단체별 보조금 지원액은 800만~1800만원이다. 김덕열 이사장은 “이번 최종선정을 계기로 청년들의 권익 이해와 보호를 돌아보고 청년 입장에서의 부패문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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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콘서트] “4차 산업혁명, 핵심가치는 기업가 정신”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앞으로의 대한민국 교육은 설계자를 지향해야 합니다.”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자세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김 원장은 “보통 4차 산업혁명 인력 정책을 코딩인력 양성 등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보다 그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설계하는 인력, 바로 설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바로 김 원장이 평소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의 맥이 닿아있다. 김 원장은 부산 발전을 위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만 능한 사람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는 부산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행동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 정신의 교육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BISTEP은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이다. 과학기술과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부산의 미래를 설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한다. 지난해 7월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지금의 명칭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BISTEP은 부산이 스스로의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환, 고도화, 다각화의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중앙정부에 의존적인 현재 구조를 바꾸고, 부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곳에서 필요한 정책을 직접 기획하며, 이를 위해 산‧관‧학‧연(産‧官‧學‧硏)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우리 기관의 연구개발 성과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산업구조를 혁신하는 정책기관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 부산 발전을 이끌 인재상과 그들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가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BISTEP은 산업정책연구 기관으로서 산업구조를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고민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자연발생적 외적 요인에 의해 경제가 위기를 맞았을 때의 대응시스템과 대응방안 등을 미리 연구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부산의 특성이라면. “서울‧수도권과 부산은 산업 환경이 다르다. 부산은 쉽게 말해 ‘흐름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재화흐름(물류), 인적흐름(관광), 지식기반흐름(기술비즈니스) 분야로 나뉘며, 부산의 특성에 맞는 정책을 연구해야 하다. 과거 제품생산이 중요한 때가 있었다. 또 제품 연구개발(R&D)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때도 있었다. 현재는 어떤가. 원천 기술 생산 분야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니, 이제는 기술을 생산해 판매하는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부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세계가 우리와 같은 환경의 나라에 기회를 주지 않는다. 중국도 제조 강국이었지만 슬슬 인도로 기회가 넘어가고 있지 않나. 인건비와 땅값이 싼 곳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가 반도체다. 기술기반이다. 지금은 중국도 반도체를 생산, 현지에 필요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면 부산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까. R&D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지향하고, 이를 파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 중에서도 부산이라는 곳이 공항이라는 제약만 제외하면 기술비즈니스에는 최적화된 곳이다.”   -자연환경을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벡스코가 잘 되는 이유는 부산에 바다와 산이 있고, 고대문화를 간직한 경주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부산은 국제학회를 열 때 개최지로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지리적 환경이 이를 결정하는 데 큰 요인이다. 다만 관문공항이 없다보니 단순히 부산의 손해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많이 쓰는데도 이해가 어렵다. “산업과 산업혁명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1~4차 산업은 각각 농‧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정보‧지식산업이다.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반면 산업혁명은 사회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 소나 말의 동력을 이용하던 시대가 증기기관의 도입으로 크게 변화한 것이다. 2차 산업혁명은 컨베이어 벨트가 도입되며 생산성이 높아졌고 사람이 하는 일(직업)도 바뀌었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혁명이었다. 핵심은 인터넷. 지식교류가 활발히 진행됐고 시간과 공간의 격차를 없애버렸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관점으로 생각하는데, 핵심은 AI 기술이다. AI기술은 사람의 뇌를 대신하기 때문에 결국 인류가 지식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는. “AI가 사람의 지식노동을 대신한다. 미래사회는 노동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는 사람의 욕구를 실현시키고 새로운 시대로 끌고 가는 인재양성이 필수다. 지금까지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인재가 필요한 사회였다면, 이제는 세상의 흐름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심리와 욕구에 기술을 결합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본소득’의 개념도 등장한다. 생산은 AI기술과 로봇이 하고, 인간은 기본소득으로 여가를 즐긴다는 것이다. 기존 일자리를 AI기술이 채우기 때문에 그들이 내는 소득을 인간에게 재분배하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우려가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이 한국에서는 산업의 관점으로, 일자리 부족 관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무려 716만여개의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산업혁명 단계에서 그랬듯 기존 일자리들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로 채워졌다.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능동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의미한다. 하지만 교육은 여전히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다. 자율성과 창의성이 부재하다. 과거엔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세상이었고, 그들이 속한 대기업과 공직 사회는 하향식 지시체계로 운영됐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혹자는 오늘날의 블록체인을 말한다. 블록체인의 개념도 변화하는 사회상을 담고 있다. 하나의 거래, 정보를 블록이라는 곳에 담고, 이들 블록을 연결했다고 해서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모두가 정보를 공유한다. 블록체인의 끝은 분산화인데, 과거 중앙집권적인 체계에서 앞으로의 세상은 완전한 분산화다.”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예컨대 ‘우버(uber)’가 있다. 승객과 운전기사를 휴대전화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누구나 도로에서 바쁜 시간에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운전자만 타고 있는 다른 이의 차량을 보고 ‘저 차가 나를 태우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인간의 욕구를 기술플랫폼과 연결한 게 우버다. 이 지점에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보다는 ‘기업가 정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이를 성취하도록 고취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의 정수(精髓)다. 동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학, 행동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을 배워 이해해야 한다. 기업가 정신과 심리학이 중요한 교과과목이 돼야 한다. 종합해서 말하면 비즈니스 설계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설계가 핵심기술이며, 인력도 설계자 중심으로 양성해야 한다. 기술교육은 그 다음이다. 설계를 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기술자를 고용할 정도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핵심기술은 개발하고 주변기술은 사와서 완성시킬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하나의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 육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   -BISTEP의 역할은. “창업정책은 공간정책에서 이젠 생각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엇으로 창업할지 고민하게 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창업 공간 제공이 전부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으로서 가능하면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일부에선 산업육성정책을 연구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육성정책은 지금 있는 산업을 유지하고 키우는 것이라면,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예측하고 이에 근거해 돕는다. 예를 들어 10년 후 자동차 부품산업이 바뀌는 걸 예상하고 방향을 찾는 것이다.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기술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변화를 읽고 어떤 산업이 전망이 있을지 구분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CEO 초대석] 정길수 길수횟집 대표

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정길수 길수횟집 대표 겨울은 방어(魴魚)의 계절이다. 이 무렵 방어는 차가운 바닷물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에 지방을 축적하는데, 그 덕분에 방어회는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두툼하게 썰어 한입에 털어 넣으면 입 안 가득 쫄깃한 식감과 풍미(風味)를 선사한다. 회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제철 방어는 가격이 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 어종이다. 부산에서 소위 ‘회를 좀 먹을 줄 안다’고 하는 고객들이 계절마다 찾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길수횟집이다. 맛도 맛이지만, 이 집은 메뉴판에서 회를 4만원 이상 시키면 ‘무한리필’해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철 회를 마음껏 맛보려면 이만한 곳이 없다. 정길수 대표는 “손님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회를 맘껏 즐기길 바랐다”며 “그래서인지 한 번도 안 온 손님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손님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길수횟집의 자랑은 제철 회에 있다. 겨울이면 방어와 돔이, 봄이면 도다리가, 여름이면 농어와 하모가, 가을이면 전어가 손님들을 맞는다. 광어와 우럭 등은 어황(漁況)에 따라 다르지만 길수횟집에서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어종이다. 길수횟집에서 정 대표가 가장 기본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위생과 품질이다. 날 것을 요리로 내놓다보니 횟집의 청결과 직원들의 위생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횟집의 전반적인 청결은 위생 전문기업에 맡겨서 관리하고 있다. 횟감의 품질도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정 대표는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근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회를 직접 확인해 구입해온다. 길수횟집의 수족관은 항상 싱싱한 생선으로 넘쳐난다. 겨울철인 현재는 돔, 방어 등 최하 50kg(80인분)가량의 횟감으로 수족관이 가득 차 있다. 싱싱한 횟감을 고르는 비결을 묻자 그가 천진한 미소와 함께 “무슨 비결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 대표는 “눈이 맑고 선명하며 비늘에 흠집이 없는 게 기본이다”며 “회는 신선도가 좋은 횟감이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길수횟집 상차림  꿈을 좇다 정 대표가 이 같은 단순명료한 안목을 갖추기까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24년이 걸렸다. 10대 후반부터 생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선배를 따라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정 대표는 “당시에는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하고 생각했다”며 “특히나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을 하려면 일식자격증이 있어야 할 때였다”고 털어놨다. 손재주 덕분인지 그는 일식 조리기능사에 도전한 지 1년도 흐르기 전에 자격을 얻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에서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합격했다. 조리기능사시험은 최근에도 합격률이 20~45%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군(軍)을 전역한 그는 일식집에 들어가 주방보조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워나갔다. 월급은 50만원 수준. 오후 1시쯤 출근해서 오후 11시나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날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이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한 다음날엔 손발이 퉁퉁 부을 정도였다. 적은 월급과 고된 노동, 주방의 무거운 공기 속에도 그를 버티게 한 힘은 자신의 식당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주방장이 되고 얼마 뒤 마침내 내 가게를 가질 기회가 찾아왔다.     성공의 지렛대, 인복(人福) 요식업 선배의 음식점을 빌려 새벽장사를 시작했다. 선배의 가게는 오후 11시면 문을 닫았고, 정 대표는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선배의 주방과 테이블을 빌려 일식집을 운영했다. 술을 마시러 오는 손님이 태반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정 대표의 요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단골들이 생겨났다. 손님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술잔을 함께 기울이기도 했다. 일찌감치 그의 성실함을 알고 있던 친구들도 지인들과 함께 음식점으로 몰려들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일종의 수업이었다”며 “오롯이 내 고객들을 위한 일식집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더욱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시 3년이 지났다. 그가 자신의 첫 가게인 길수횟집 운영을 시작한 것은 2010년 무렵이었다. 현재의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조금 더 작은 규모의 횟집이었다. 264㎡(80평) 규모에 25개 테이블을 놓고 장사를 시작했다. 그는 유달리 인복이 많다. 선배의 음식점에서 새벽장사를 할 때도, 오늘날 길수횟집의 전신을 운영할 때도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의 단골도 길수횟집의 전신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정 대표의 고객 사랑에 단골손님들은 맛으로, 인연으로 여전히 길수횟집을 찾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2010년 무렵부터 길수횟집을 방문하기 시작해 지금도 여전히 단골로 남아있다.     길수횟집의 확장 직전에 운영하던 옛 길수횟집이 고객들로 붐비면서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임시방편으로 테이블을 서로 붙여보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2016년 현재의 길수횟집이 생겨난 배경이다. 현재의 길수횟집은 660㎡(200평)의 식당 면적에 70개의 테이블을 놓고 운영해 일대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건물 2층에 위치해 광안대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은 고객들을 사로잡는 매력 가운데 하나다. 길수횟집의 가장 큰 특징은 제철 회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건은 4만원 이상 회 메뉴를 먹을 때다. 이른바 무한리필 횟집이 된 계기도 흥미롭다. 정 대표가 손님에게 “부족하면 말씀하세요”라고 했는데 실제로 더 달라고 한 고객부터 시작됐다. 이 때부터 ‘길수횟집 가니까 회를 계속 주더라’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그 흔한 광고판도 없고, 메뉴판에 무한리필이라는 문구를 써놓지도 않았다. 이미 방문했던 고객이 온라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방문후기를 보고 길수횟집을 찾는 젊은 고객들도 많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손님을 물었더니 정 대표가 갑작스레 파안대소(破顔大笑)했다. 청년 두 명이 와서 “진짜 회가 무한리필이냐”고 질문했고, 정 대표가 “그렇다”고 답하자 그들이 오로지 회만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둘이서 먹은 회가 4kg가량이었다. 정 대표는 “술도, 밑반찬도 먹지 않고 오로지 회만 먹더라”며 “그런 때는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적자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회를 판매해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허재호 ㈜마이스테이션 대표

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올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향후 5년간 국비 5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과 인천, 대구 등이 경쟁해 최종적으로 부산이 선정됐다”며 “이는 단순히 국비 500억원에 시비 1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재정적 지원을 넘어서 부산이 국내 대표 관광도시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이번 국제관광도시 선정에 따라 관광‧마이스(MICE) 업계의 기대도 크다. 허재호 ㈜마이스테이션 대표는 “기반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하려면 적정한 분배와 확실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마이스테이션은 지난 2014년 4월 개인사업자로 설립, 이듬해 5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인으로서 업력은 6년차이지만, 허 대표가 마이스 현업에서 일한 경력은 자그마치 16년이나 된다. 그는 “대학교 2학년에 취업해 개념조차 생소하던 마이스를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혔다”고 말했다. 그 때부터 허 대표는 컨벤션이 있는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허 대표는 스스로를 ‘기획자’라고 소개한다. 기획자의 역할은 단순히 일회성 행사를 치러주는 게 아니라 주제와 관련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했을 때도 단순히 장터를 여는 것에서 나아가 중국과 베트남의 바이어를 데려와 생산자와 연결시켜주고, 컨벤션 참가자들에게 작물을 키우거나 베란다 텃밭을 조성하는 법을 알려줬다. 허 대표는 “도시농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을 열심히 조사하고 스터디했다”며 “모든 시민들의 축제로 만드는 것이 기획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스테이션을 소개한다면. “마이스 산업의 모든 분야를 기획하고 창의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마이스 전문기업이다. 분야는 국제회의, 전시회, 기업행사, 여행이며 콘텐츠를 기획‧개발‧생산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사랑하고 일을 즐긴다’는 모토(motto, 신조) 아래 종합적인 마이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다 관련 산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존 행사, 기획자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 문화, 예술, IT, 미술, 건축 환경디자인 및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마이스테이션만의 문화라고 자부한다. 과거의 선례를 답습하기보다 신선한 프로그램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력이 오래됐다는데. “마이스 현업에서 일한 지는 16년이 지났다. 대학교 2학년에 이벤트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마이스(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이벤트는 마이스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당시는 마이스 산업의 개념조차 낯설 때였다. 학교에서 이론적인 부분은 배웠지만, 피드백(feedback, 행동에 따른 반응)을 받기는 어려웠다. 현장에서 부딪혀보자고 생각했다. 대학생이어서 야간대학으로 학업을 전환하고 주간에는 컨벤션이 있을 때마다 전국으로 돌아다녔다. 현장의 경험은 이론과 180도 달랐다. 대학에서 기획서 작성, 영어 등을 배웠다면, 현장에서는 행사장 전시부스의 장치공사, 관련법을 따라야 하는 국제회의 진행 등 실무적인 것을 익힐 수 있었다. 예컨대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제지도자회의의 경우 내가 소속된 회사와 정부TF팀이 함께 만든 백서를 가지고 행사가 진행됐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부산의 한 마이스 회사에 경력직으로 들어갔다. 그곳의 구성원들은 다들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그 회사가 현장에서 연출하는 것을 보니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았다. 이벤트 업무를 맡아 3년 정도 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적 변화가 없으면 어렵구나’하는 생각이 강해졌다. 서울로 향했다. 모두 경험해보자고 생각했다. 국내 기획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가진 대기업을 거쳤다. 한 대기업에 마케팅 팀장으로 갔을 때였다. 지역에서 느끼지 못했던 황홀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렉티브 기술을 활용해 유아용 콘텐츠 등을 만들기도 했다. 수도권은 기업이 많은데다가 신기술을 개발‧적용할 기반시설과 사용자가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부산이 마이스 산업을 선도하려면 산‧학‧연(産學硏)과 민간 등 모두가 힘을 모아 공동의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은 없나. “소위 말하는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와 인맥, 나이에 대한 부분이 있다. 학교에서는 지식이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연고도 중요하다. 마이스테이션의 직원들은 콘텐츠 강화와 기업의 건실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는다. 직원들의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알게 된다’는 속칭 ‘꼰대(권위적 사고를 가진 어른을 가리키는 은어)’처럼 행동하고 싶진 않았다. 대표로서 중심을 잡고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마이스테이션의 주요사업은. “대표사업은 의료산업, 도시농업, 청년문화, 특장차‧상용차(물류운송), 관광콘텐츠 등으로 크게 키워드를 두고 있다. 이 분야들을 박람회, 국제회의, 관광콘텐츠 플랫폼 등의 형태로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내가 대표로 있는 마이스테이션과 전시전문기획사 ‘센텀페어스(centum fairs)’가 주최‧주관하는 특장차 및 상용차 박람회가 열린다. 오는 11월 12일부터 4일간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치러지는 박람회다. 전시품목은 트랙터‧덤프‧카고, 상용차&레저차, 특장차‧특수차량‧트레일러, 상용트럭부품, 전기트럭‧자율주행 및 IoT&ICT(사물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 미래형 완성차 및 부품기술, 차량 액세서리, 건설중장비 및 농업기계장비 등이다. 물류 중심지 부산이라는 지역 특색에도 맞는 박람회다. 일회성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물류운송수단을 소개함으로써 그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시도를 하려 한다. 또 우리의 주요사업으로 도시재생 분야도 있다. 지난해 도시재생박람회를 열었다. 청년문화와 공간에 대한 부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도시재생이었다. 이를 위해 스터디를 진행하며 유럽은 도시재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시창생이라는 개념도 있더라. 도시재생이 유무형의 것들을 보존하고 발전시킨다면 창생은 그 가운데 새로운 즐길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컨대 사막에서 카지노사업이라는 즐길거리를 만들어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사례도 있다. 지난해 도시재생박람회도 우리가 주최했다. 도시재생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도시재생전문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마이스테이션의 사업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행사를 치르고 문화로 확대 재생산하길 바라는 고객이라면 언제든 찾아주길 바란다.”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 “나는 스스로를 기획자라고 소개한다. 이벤트 사업이 대행이라면, 우리는 관련 산업을 만들어간다. 기획자는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사업에 적용하는 게 아니라 스터디를 거듭해 해당 분야를 조금이나마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주최했던 도시농업박람회를 보자.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컨벤션으로 변화시켰다. 과거 직거래 장터 수준에서 전시회, 박람회 형태로 가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도 있었다. ‘농가에서 원하는 게 무엇일까’하고 고민했다. 산업의 확대였다. 우리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구매자를 데려와 농가들과 연결해줬다.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키우는 작업도 했다. 작물을 키우는 방법, 베란다 텃밭, 옥상텃밭, 인공텃밭, 기술에 대한 부분도 소비자들이 알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정보를 전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회사를 처음 만들 때부터 강조한 게 있다. 마이스를 떠나서 우리만의 공화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역사를 새로 쓰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관광‧마이스 분야는 업무강도가 센 편이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잔업을 해야 하고, 8시간 근무를 넘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마이스테이션은 워라밸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2018년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기업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젊은 직원들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올해 또 다른 시도를 준비 중이다. 청년문제에 화두를 던져볼 생각이다. 청년문제가 과연 시대적인 배경 탓인지, 세대적인 갈등으로 촉발된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인 ‘시세포럼(시대차이‧세대차이 포럼)’을 개최하려 한다. 분기별 1회 개최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현재 패널을 모으는 단계로 올해 상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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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저소득층 16만가구에 소비쿠폰 지급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사진 pixabay 부산시(시장 오거돈)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는 17일부터 ‘한시생활지원 소비 쿠폰’을 지급한다. 부산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 추경을 통해 국비 919억원을 확보, 기초생활 수급자와 한부모가족을 제외한 법정 차상위 대상자 16만가구(올해 3월 기준)를 지원한다.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법정 차상위 계층이며, 4개월분 소비 쿠폰이 지원된다. 지원금액은 급여자격별·가구원 수별로 다르며, 4인 기준 지급금액은 ▲생계·의료 수급자 140만원 ▲주거·교육수급자 108만원 ▲차상위계층 108만원이다. 10만원‧40만원권 부산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과 1만원권 온누리상품권을 혼합 지급한다. 만약 생계급여를 받는 1인 가구의 지원액이 52만원으로 정해졌다면, 부산지역사랑상품권 40만원권 1매와 10만원권 1매,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 2매가 지급된다. 부산지역사랑상품권은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거래, 사행업소, 본점이 부산지역 외인 직영점 등을 제외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신청 없이 신분증을 가지고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받을 수 있다. 거동불편자 등 직접 방문이 어려우면 법정대리인·급여관리자가 대신 받을 수 있으며 대리수령도 어려운 경우에는 복지전담팀이 직접 방문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주민센터마다 신청 일정을 조율해 방문자들을 분산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쿠폰 지원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을 비롯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대상자에게 적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상자들은 동마다 지급 일정을 반드시 확인하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부산 중소기업, 신남방국가 TV홈쇼핑 방영 지원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사진제공 pixabay 부산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부산 기업의 수출창구 다변화를 위한 비대면 수출지원 전략인 ‘신남방 TV홈쇼핑 입점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진출지원 예정인 현지 홈쇼핑 채널은 인도네시아의 ‘MNC Shop’, 말레이시아의 ‘GO Shop’과 인도의 ‘ezmall’, ‘naaptol’, ‘Brand 4 ALL’ 등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GMC그룹과 한국 GS홈쇼핑이 합작해 설립한 채널 ‘MNC Shop’은 말레이시아 400여만 가구가 시청 중이며, ‘GO Shop’은 24시간 방송과 현지 전역을 5일 내 배송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채널이다. 또 인도의 ‘ezmall’, ‘naaptol’, ‘Brand 4 ALL’은 TV채널뿐 아니라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사업 참가업체로 선정되면 현지 홈쇼핑 입점을 위한 제반사항을 포함해 홈쇼핑 슬롯구매, 홈쇼핑 영상 제작 등 진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는 모두 10개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청대상은 전년도 수출액 2,000만달러 미만의 부산 중소기업이며, 오는 17일까지 부산시 해외마케팅지원사업 통합시스템(http://trade.busan.g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선정된 기업이 3년간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기업지원금의 지원율을 1년 차 80%, 2년 차 50%, 3년 차 30%로 단계별 차등 지원한다”며 “지역 기업이 독자적 자립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해 수출판로 개척을 위해 비대면 전략사업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만의 관광상품 공모전 개최 “부산 관광기업 지원하세요”

이재남 기자 luxstar00@naver.com  사진제공 부산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오는 24일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맞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4개 분야의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운영 지원 공모를 추진한다. 이번 공모는 코로나 19로 관광활동 및 사업운영이 사실상 중단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 관련 부산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업체가 운영하는 상품과 프로그램, 운영계획 중인 아이템 등을 대상으로 4개 사업 분야, 최대 31개 업체에 총 3억여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모 기간은 4월 6일부터 24일까지며, 4개 분야별로 4월 말 또는 5월 중 관광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지원업체를 선정한다. 지원사업 분야는 ▲부산여행 리폼플러스(REFORM+)  ▲로컬푸드 관광콘텐츠(BUsan-Local Eat) ▲권역별(원도심‧서부산‧북부산) 관광 프로그램 ▲크루즈 FIT 기항 관광 체험상품 등 4개 분야다. 모집 대상은 콘텐츠 개발 및 운영이 가능한 부산 소재 기업이며, 관광산업이 정상화돼 관광객 방문 시 적극적인 대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분야별 공모 및 지원내용이 다르고, 동일 사업계획으로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며 업체별 5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먼저 ‘2020 부산여행 리폼 플러스’는 올해 한국관광공사(KTO) 선정 국내여행 트렌드인 리폼(REFORM)을 기반으로 부산만의 창의적 여행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역 업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최대 4개 업체를 선정하며 총 3800만원을 내용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마케팅 자문도 제공한다. ‘권역별 관광상품 콘텐츠 및 프로그램 운영 지원’은 원도심·서부산·북부산 권역의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대 15개 업체를 선정하며 업체별 1000만~2000만원, 총 2억1500만원을 지원한다. 한 개 업체는 한 개권역만 지원할 수 있다. ‘부로콜리(BUsan-Local Eat) 관광콘텐츠 발굴 공모전’은 부산 고유의 제철 로컬푸드(식자재) 테마의 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사업이다. 최대 5개 업체를 선정하며, 업체당 1000만원 내외를 지원한다. ‘크루즈 FIT 기항 관광 체험 상품 공모’는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 대상 체험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한다. 최대 7개 업체를 선정하며, 업체당 5백만 원을 지원한다. 2021년까지 크루즈 관광 관련 해외 박람회, 세일즈 콜 등 홍보 마케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업계 주도적 관광 상품과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향후 전문가 컨설팅 등 지역 업계들의 경영 활동 정상화 및 향상을 위해서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부산시(http://www.busan.go.kr)와 부산관광공사(https://bto.or.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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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혁신 창업기업, 유니콘 기업 육성 지원

이재남 기자 luxstar00@naver.com         부산시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등 창업지원기관과 부산 대표 창업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2020 부산 대표 창업기업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은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부산 창업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처음 3개 창업지원기관이 통합모집을 추진한다. 운영기관에 따라 ▲브라이트 클럽(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밀리언 클럽(부산경제진흥원) ▲플래티넘 클럽(부산테크노파크)으로 나눠 기관별 특화분야 연계가 가능하다. 이번 통합모집에 따라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클럽별 지원 사항과 차별점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확인해 원하는 클럽에 지원할 수 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브라이트 클럽은 30개사를 선정한다. 기업당 800만원 안팎의 맞춤형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며 글로벌 진출 사업 연계지원, 투자전문가 1:1 상담 프로그램인 오피스아워 운영 등으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밀리언 클럽은 기업 경영에 필요한 인증자금을 기업당 150만원 내외로 30개사에 선별 지원하며 연매출 5억원 이상 창업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부산테크노파크의 플래티넘 클럽은 기업당 1000만 원 내외의 사업화 자금을 총 10개사에 선별 지원하며 투자 유치를 위한 교육 및 기업설명(IR)을 연계할 계획이다. 해당 클럽은 투자 유치액 1억원 이상인 창업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3개 클럽에 대한 공통 지원 사항으로는 부산시에서 인증하는 ‘부산 대표 창업기업’ 인증서 및 인증현판 수여, 창업활동 지원을 위한 멤버십 혜택 등이 있다. 멤버십 혜택에는 금융기관 금리·보증 우대 및 언론홍보 지원, 카쉐어링 서비스, 공유오피스 할인 지원 등이 있으며 올해 신규로 신라스테이 해운대점 할인 지원도 추가된다. 이 지원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오는 24일까지 클럽별 운영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되고, 기관별 서류 및 발표평가 등 선발과정을 거친다. 클럽별 중복지원은 할 수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선정업체들이 부산 창업지원기관들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4년차에 접어든 이 지원 사업을 거친 전국요양시설 정보 플랫폼 ㈜케어닥(대표 박재병), 선주문 스마트오더 서비스(패스오더) ㈜페이타랩(대표 곽수용), 패션의류제작업체 ㈜리얼코코글로벌(대표 김정훈)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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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신프로] 제6장 프리샷 루틴

정리=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프리샷 루틴은 공을 치기전의 준비과정을 프리샷 루틴이라고 한다. 긴장되는 순간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일정한 스윙 리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루틴화해서 스윙 시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고 자신이 해야 할 행동에 집중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 한 번의 샷을 해서 공의 결과가 나오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질문을 자주 한다. 대부분 스윙하는 시간인 약 2초 정도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내 경험을 빗대어 생각해보면 한 번 공의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초 정도다. 공을 치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나오는 행동이 루틴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후 샷에서 피니쉬까지 걸리는 시간이 20초 정도다.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같은 행동을 하고 공을 쳐보면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게 사람들은 공의 결과는 스윙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스윙을 하는데 2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하지만 공을 치기 위한 준비동작, 프리샷 루틴에 18초 정도의 시간을 더 쓴다. 필드에서 샷의 결과를 만들어낼 때 스윙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스윙에만 집착할 필요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루틴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필드에 나서기 전 루틴의 연습을 따로 시키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루틴을 하고 있다. 문제는 자신이 어떤 루틴을 가졌는지 알지 못하고 공을 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샷 직전에 스윙에 대한 생각이 많다거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샷을 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 자신이 어떤 프리샷 루틴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또는 프리샷 루틴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프리샷 루틴을 만들어보자.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연습스윙 내 경우 클럽을 선택한 후 공을 치려고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은 연습스윙(위 사진)이다. 공의 후방에 서서 연습스윙을 두 번 한다.   2.라인업(line-up) 이어 라인업(사진)을 한다.  라인업이란 자신의 시선과 클럽, 공, 그리고 목표지점을 일직선상에 놓는 것을 말한다.   3.웨글(waggle) 이후 공 앞에 서서 웨글(사진)을 하며 타겟을 쳐다본다.  웨글은 스윙 전 클럽헤드의 움직임으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모양을 비유해서 웨글이라고 한다.   4.샷 마지막은 샷(사진)이다. 프로선수들을 보면 타겟을 몇 번 쳐다보고 웨글을 몇 번하는 등 자신의 루틴이 확실하게 잡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러분들도 20~25초 정도의 시간을 활용해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만들도록 하자. 프로처럼 멋진 샷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실 레터] 강성명 편집위원/동아일보 기자

      최근 부산시청에서 이해 못할 일이 일어났다. 부산시 공무원들이 행정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시민을 회유한 것. 지역 시민단체에서 오래 활동하다 영입된 최수영 부산시 사회통합과장과 이훈전 시민사회비서관이 회유의 장본인이다. 이들은 왜 부당한 일에 동원됐을까. 부산경실련에서 의정·예산 감시팀장으로 일하던 안일규 씨는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 등에 전화를 걸었다. 부산 북항재개발단지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의 건립 과정이 궁금해서다. 안씨는 “부산항만공사가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500억원을 지원하기로 부산시와 약속했다는데 기획재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궁금증이 커졌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이다. 하지만 안씨는 속 시원 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24일 정보공개청구 사이트를 통해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해양수산부와 주고받은 공문 등 3건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법률상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해 관리하고 있는 정보는 국민의 청구에 의해 열람·사본·복제 등의 형태로 공개된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참여시켜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안씨는 며칠 뒤 이훈전 비서관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시청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최 과장과 이 비서관은 청구를 취하해달라고 요구한다. 최 과장 등은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 “취하 요구가 아니라 시기를 조정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지만 이는 납득되지 않는다. 해당 기관에 사유가 있으면 공개시기를 일정 기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굳이 외부인이 요청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안씨에게 ‘일시적 업무 과다로 공개가 늦어짐을 양해해달라’고 통지했다. 이달 8일 예정이던 공개 시기는 14일로 연장됐다. 더 큰 문제는 공공 기관 간 청구인의 개인 정보를 주고받은 의혹이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한 청구 사실을 부산시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이다. 개인정보호법 위반 소지가 우려된다. 안씨는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한 사실에 격분하면서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문제는 국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공공기관이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보여준다. 알권리는 참여 민주주의를 위한 기본 덕목이다. 국민은 납세, 병역 등 국가를 위한 의무를 지는 대신 자신들을 대신해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감시할 권리가 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한참 어린 후배라는 이유로 이처럼 무거운 권리를 깃털처럼 가볍게 여긴 건 아닌지 궁금하다. 요즘 세간에선 보수 정권 시절 권력 감시에 철저하던 일부 시민단체가 관변단체로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일부의 일탈적 행동이라면 다행이나 이번 일을 보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 만약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하더라도 최 과장과 이 비서관은 시민단체 활동가들로서 지시를 당당히 거부했어야한다. 시 행정에 비판적인 후배 활동가들의 정당한 행위를 무마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건 아니다. 권력을 감시하려 한 시민단체 활동가를 은밀히 만나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배후에서 조정하려한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권모술수는 없었는지 의문이 든다. 시민단체 역시 어떤 권력에선 비판의 날을 세우다, 자신과 친한 권력에겐 그 날을 거두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어떤 시민단체도 ‘관변단체’라는 호칭을 매우 부끄럽게 여기는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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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김경림 화화(話花) 대표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가운데 하나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탄생시킨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은 그간 흩어져 있던 서양 신화와 독창적인 이야기를 한데 묶어내는데 성공했다. 게르만 신화였던 엘프(Elf)와 드워프(Dwarf)는 그의 손의 거쳐 생명력을 얻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포함한 후대의 많은 작품들이 톨킨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톨킨의 세계관을 연구하는 골수팬들이 있을 정도로 그의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서양 판타지는 톨킨의 전후(前後)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에도 신화가 있습니다. 우리만의 수많은 신화와 구전문학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어 전하면 우리도 톨킨처럼 전세계 독자들을 충분히 매료시킬 수 있을 겁니다.” 김경림 화화(話花)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감은 이유가 있었다. 오랜 기간 남녀노소(男女老少)할 것 없이 사랑받아온 우리네 이야기가 첫 번째고, 자신의 손을 거친 개성 있는 캐릭터 디자인이 두 번째다. 묘시월드(猫時-World)는 그렇게 탄생했다. 김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묘시월드는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다. 동양 십이지신(十二支神)의 달리기 설화를 차용했다. 십이지신의 순서를 정하기 위해 달리기 경주가 벌어졌는데, 고양이는 쥐의 말에 속아 십이지신이 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십이지신은 낮과 밤의 일상을 다스리지만 열세 번째 신인 고양이신(猫神)은 이른바 열세 번째 시간인 묘시를 관장한다. 서양에서 숫자 ‘십삼(13)’은 불길한 수(數)로 여겨진다. 묘신은 자연 상태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귀신, 신수 등을 관장한다는 설정도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동서양에서 공통적으로 고양이는 신묘한 동물로 여겨진다”며 “귀신을 본다든지 마녀와 함께 다닌다든지 하는 이미지를 모두 차용하기에 좋은 동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지난 2004년 캐나다 유학길에 올라 현지에서 가장 큰 미디어 회사인 로저스 미디어(Rogers Media)에 취업, 아트디렉터로 최고의 직위에 올랐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뒤로 하고 그가 돌연 귀국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누군가의 아트디렉터보다 스스로 기획하고 디자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학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인 2000년, 부산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2학년 때 8개월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캐나다 알버타(Alberta)주 에드먼튼(Edmonton)이었다. 그곳은 1940년대 석유가 발견, 천연가스를 다른 지역으로 공급하는 곳이라 세금이 상대적으로 적고 그 영향으로 물가도 저렴했다. 원래 영어공부를 좋아했지만 현지 영어는 달랐다. 시간, 비용을 헛되이 쓰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캐나다 생활은 인상 깊었다. 여성에 대한 시선에서 더욱 그랬다. 청년들은 공감하겠지만 한국은 사회‧문화적으로 여성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정해져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심해서 20대 중후반이면 시집을 가야한다는 생각도 팽배했다. 캐나다는 여성도, 워킹맘도 노력하면 충분히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선진적인 미술, 디자인도 배워보고 싶었다. 미술과 디자인 분야는 유럽과 북미에서 발전됐기 때문이다.”     -유학생활은 어땠나. “부모님의 설득으로 부산대를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부모님은 유학이 실패할 경우 고졸자로 남게 될 딸을 걱정했던 것 같다. 졸업 후 2004년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에서는 디자인 분야 석‧박사 과정이 없어서 대학부터 다시 다녀야 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미에서 최고의 지위인 아트디렉터에 오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걸림돌은 역시 언어였다. 어학연수 때와는 또 달랐다. 외출할 때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생활부터 대학수업까지 모두 영어를 썼고, 그게 현지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생활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던 2006년 여름, 커다란 슬럼프가 찾아왔다.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났다. 하지만 부모님께 죄송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유학까지 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보자고 결심했다. 대학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갔지만, 여름방학 기간에 학교에 남아 서머스쿨(summer school)에 다녔다. 온종일 공부에 매달렸다. 정말 신기하게도 어느 날 갑자기 입과 귀가 뻥 뚫렸다. 영어로 혼자 중얼대는 소리, 하고 싶은 말을 생각과 동시에 영어로 내뱉을 수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동창들이 ‘방학 때 무슨 일 있었냐’고 할 정도였다. 자신감을 얻었다. 디자인 공부도 속도가 났다. 덕분에 2006년 3학년 1학기에 ‘로저스 미디어(Rogers Media)’에 인턴직에 교수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30명이 지원해 한 명만 교수 추천을 받는 자리였다.”   -아트디렉터가 된 것인가. “인턴은 시작에 불과하다. 인턴은 고용이 불안정하다. 그런데 무급 인턴기간이 한 달 반쯤 지났을 때 매니저가 포지션을 제안했다. 하루 4시간의 파트타임을 거쳐 몇 개월 후 마침내 풀타임 정직원을 제안 받았다. 입사 3년 뒤에 작은 부서의 아트디렉터가 됐고, 다시 1년 뒤 규모가 큰 헬스(의약‧약학 잡지 및 신문)부서의 아트디렉터가 됐다. 꿈꾸던 아트디렉터가 됐지만 다음 사다리(커리어)가 고민이었다. 부서이동일 뿐 역할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아트디렉터로서 해당부서의 일만 해야 할 것 같았다. 목표를 이뤘는데 아쉬웠다.”     -화화를 설립한 계기인지. “고민하던 어느 날 친구를 만났다. 그는 교포 2세로 한국말을 전혀 못했다. 자녀에게 한국의 동화,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고 싶은데 영문으로 된 적절한 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외국에 있으면 자신의 뿌리에 대한 향수가 생긴다. 그도 한국적인 정서를 그리워했다. 그 순간 ‘한국적인 설화, 동화 등의 이야기를 엮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 삼아 한국형 신데렐라 스토리에 등장하는 콩쥐팥쥐의 캐릭터를 디자인해 그 친구에게 보여줬다. 반응이 좋았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온라인밖에 없었다. 자료를 제대로 찾아보자며 귀국을 결심했다.”   -멀리 돌아왔다. 화화는 어떤 회사인가. “화화(話花)는 한문으로 ‘이야기꽃’이라는 뜻이다. 우리 회사는 이야기꽃을 피우고자 하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 기획사다. 특히 콘텐츠는 단군신화와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다. 책으로 인쇄해서 배포하는 것보다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세계관을 구축하는 기획이 핵심인 회사다. 이를 현대화하고 글로벌(global)화 하고 싶다.”     -대표적으로 묘시월드가 있는데. “묘시월드는 십이지신의 달리기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십이지신이 될 수 있었던 고양이가 쥐의 꾐에 넘어가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래서 지금도 고양이는 쥐를 쫓는다는 구전이 있다. 우리는 고양이를 열세 번째 신으로 설정했다. 하루의 낮과 밤의 시간을 관장하는 십이지신과 달리 묘신(고양이신)은 열세 번째 시간인 묘시와 함께 귀신과 신수 등을 관장한다. 묘시는 시공간이 합쳐진 것이다. 있다고도 없다고도 볼 수 없다. 귀신과 신수도 마찬가지다. 묘시월드의 책에는 묘신을 비롯해 우리나라에 구전되는 신령(산신령 등), 신수(해태, 용 등), 귀신(처녀귀신, 물귀신 등), 요괴(동자삼 등) 등으로 규정했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해 눈길을 끌게 했다. 묘시월드는 어린이부터 30대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단기간 성과가 눈에 띄는데. “2018년 부산시창업지원센터가 주관한 사업에 응모, 우리가 창조한 세계관에 있는 용왕 등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보드게임 ‘백도(Back Do)’가 최근 출시됐다. 윷판과 윷가락(종지윷)에도 디자인을 가미했다. 단순히 윷을 던져 말을 옮기는 것에서 나아가 보드게임의 특징을 차용했다. 특정 장소에 말이 도착하면 복불복 카드를 뽑게 된다. 이 카드에 우리의 캐릭터를 심어 놨다. 예컨대 심청이 카드를 뽑으면 ‘용궁으로 간 심청이가 3년 후에 인간세계로 돌아온다’는 설명과 함께 세 번의 턴을 쉬어야 한다. 아울러 지난해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 우리가 만든 캐릭터를 활용한 파일럿 애니메이션 세 편이 올해 완성됐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관심 있는 플랫폼에서 연락이 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에도 세계관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우리의 설화와 구전에 등장하는 다양하고 수많은 캐릭터를 스토리에 녹여 하나의 세계관에 표현하는 것이 목표다.”

[법조IN] 조묘진 변호사

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조묘진 변호사는 해기사 출신의 법조인이다. 4년가량 승선원으로 바닷길에 올라 오대양(五大洋)을 누볐다. 험하다는 바다생활에서 조 변호사가 얻은 것은 끈기였다. 그는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게 끝이라고 믿었다. 조 변호사는 “현시점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한번 몰두하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해기사와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매번 친구가 있었다. 해기사라는 복장을 입게 한 한국해양대 승선학과에 진학할 때는 친구를 따라 대입원서를 접수했고, 로스쿨 진학으로 이어진 이 학교 조교 지원 때도 친구가 있었다. 조 변호사는 “우스갯소리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그대로였다”며 “우연한 기회가 현재를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조 변호사의 바다경험은 단순히 해상사고에 대한 이해도만 높이진 않았다. 한 때는 내성적인 시절도 있었지만, 20대 젊은 여성으로 거친 바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시련에 쉽사리 좌절하지 않는 성격은 그때부터 서서히 형성됐을 것이다. 인터뷰 도중에 자신의 소신을 말할 때마다 조 변호사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였다. 조 변호사는 특별한 이력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부산지법의 동계 휴정기간을 맞아 짬을 낸 조 변호사를 만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기사 출신이라는데.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운항시스템공학부를 졸업했다.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와 수리공이 있듯 선박도 크게 항해(갑판부)와 기관(기관부) 담당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쉽게 말해 배를 모는 역할과 고치는 역할이다. 그런데 운항학과는 두 개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학과다. 미래 해상산업의 수요를 고려한 대학과정이었다. 향후 선박이 자동화되면 최소 선원만 승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항해와 기관을 모두 알아야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다만 선박의 완전 자동화가 생각보다 더디고, 실현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다. 또 1998년 기준으로 일반 대학은 학점이수가 120학점인데 반해 승선학과는 160학점을 이수해야 해 지금은 학과가 없어졌다. 학과가 사라진 것은 안타깝지만 항해와 기관을 모두 아는 해기사 출신의 변호사라는 희소성이 크다.”   -학교 생활은 어땠는지. “문자 그대로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이었다. 친구가 한국해양대 승선학과에 지원한다고 해서 함께 원서를 썼는데 그 친구는 떨어졌고 혼자 합격했다. 하지만 학교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망망대해 해상에서의 생활 및 각종 위험이 있는 선박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도록 하는 훈련, 선박 실습 등은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필요로 했다. 내성적인 편이었는데, 군대와 같은 문화도 초기에는 적응이 어려웠다. 자퇴서 제출을 고민할 정도였던 고비를 두 차례나 넘기며 무사히 학교를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하며 20대 초반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승선했다. 이 기간 내내 배를 타고 유럽, 호주, 미국, 동남아 인근 바다를 누볐다.”     -배를 타며 느낀 점은. “선상 생활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여성에 대한 배려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들만 있는 세계에서 적응하기란 훨씬 힘들었다. 간단하게는 남들이 잘 때 빨래를 해야 하는 불편부터 승선원으로서 한몫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승선원 수는 정해져있다. 돌발변수에 시간을 끌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 위기상황에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 늘 긴장해야 했다. 2003년 배를 타고 호주로 향할 때의 일이다. 국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의 북상 소식을 미리 파악해 아주 먼 우회로를 따라 운항했다. 아찔한 경험도 있었다. 달빛도 없는 어두운 밤에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목선(木船)과 충돌할 뻔한 일도 있었다. 특히나 서해를 따라 중국으로 북상할 땐 소규모 어선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열대저기압인 태풍을 연이어 세 차례나 만나며 4시간 동안 배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뒤로 몇 마일을 밀려난 경험도 했다.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친한 해기사가 탄 배는 인도네시아 해상에서 해적을 만나기도 했단다. 다행히 그 배의 삼등 항해사가 인도네시아 사람이었고, 인도네시아어로 해적을 설득해 돌려보냈다고 하더라.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기사를 그만두더라도 할 일, 즉 미래에 대한 비전(vision)이 필요했다.”   -변호사를 선택한 이유인가.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친구가 역할을 했다. 2007년 친구를 따라 한국해양대 조교에 지원했다. 친구는 불합격, 나는 합격이었다. 조교를 하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선장을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그는 곧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생기니 지원해보라고 조언했다. 그 때만 해도 로스쿨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이번엔 교수가 로스쿨을 언급했다. 이야기를 두 차례 들으니 로스쿨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 특히 해상분야를 잘 아는 해기사 출신 법조인이 많지 않아 할 일이 많다고도 했다. 로스쿨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나마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은 것 같았다. 그렇게 부산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악착같이 공부했다던데. “공부하며 손목을 접질릴 정도로 볼펜을 오래 잡았고, 학교에 정전이 발생했을 땐 노트북 모니터 밝기를 불빛 삼아 공부했다. 로스쿨 초년생 땐 변호사에 대한 좋지 못한 선입견도 있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변호해 혐의를 벗겨준다는 관념이었다. 미디어에 비쳐진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점차 바뀌었다. 변호사는 억울한 사람을 변론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군이었다. 공부를 할수록 변호사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은 사라졌지만, 악착같이 공부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당면한 일과 같았다. 그 자리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 매달린 것이다. 변호사가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해상분야 수요는. “해상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금전적 피해가 크다. 선박이 사고예방에 노력하고 있어 수요가 점차 줄어든다고 한다. 또 해상사고 대부분을 서울의 대형로펌에서 수임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선박충돌과 화물사고 등 보험사가 개입하는 전통적 형태의 해상사고만 고집하지 않고, 선박 및 해상과 관련한 다양한 부분까지 포괄하면 수요는 여전하다.”   -해사법원 설치, 진행은. “부산변호사회 해사법원설치추진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해사법원 설치는 다양한 지역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일이다. 부산을 포함한 인천에서도 설치를 주장한다. 서울도 유치를 위한 목소리를 낸다. 각 지역이 서로 설립의 당위성을 밝히는 상황이다. 부산은 해양금융도시라는 특징이 있다. 또 부산지검은 대규모 해양사고나 해양범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해양범죄중점검찰청에 2017년 지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사법원의 부산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해양 및 선박금융과 관련한 다수의 기관들이 현재 부산에 있고, 선박과 관련한 실질적인 운영이 부산에 있는 해운회사에서 이루어진다. 단순히 전통적인 해상 사건, 즉 해상보험 사건만 볼 일은 아니다. 또 법률상 정해진 관할에 따라 해사법원의 위치를 주장하기보다는, 해상과 관련한 다양한 사건을 다뤄 경제적인 효과를 비롯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해상 관련 기관들이 모여 있어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산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변호사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명가량의 신입 변호사가 부산변호사회에 등록했다. 이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시장이 지나치게 포화되면 기존 변호사뿐만 아니라 신입도 힘들게 된다.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늘 그랬듯 현시점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돈에 따라가지 않으며, 사람을 중심에 놓고 활동할 것이다. 소박하지만 정직하게 사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재남 기자 luxstar00@naver.com     내년 제25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떤 모습일까.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은 “국내와 아시아 영화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잔치이자, 다양성과 포용성을 한층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초국적 매개체로서 BIFF가 지역적 자산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기능도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BIFF의 슬로건은 재도약이었다. 그간 외적인 부침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과거 침체와 정상화를 거친 BIFF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영화제의 고향인 중구 남포동 BIFF광장에서 진행된 ‘커뮤니티BIFF’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며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리페스티벌 형식으로 운영, 잠재성을 확인했고 올해에는 작품 수를 대폭 늘렸다. 덕분에 참여자는 1만9470명으로 전년도(6634명)보다 3배가량 증가했고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이 이사장은 “원도심 활성화, 관객주도형의 측면에서 커뮤니티BIFF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문화예술이 도시재생에 기여하는 선례”라고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OTT(Over The Top)’라는 시대적 흐름도 체감했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감안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더 킹:헨리 5세’ 등 네 편의 넷플릭스 영화를 상영했다. 이처럼 부산국제영화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이사장은 “영화산업의 변화를 이해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역할을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올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예고한 이 이사장을 만나봤다.   -2019 부산국제영화제 총평은. “올해는 BIFF의 재도약, 한국영화 100주년으로서 의미 있는 영화축제였다. 슬로건은 재도약이었다. 영화제는 과거 정치적인 이유로 상처를 많이 입었고 조직운영 등이 무너져 있었다. 조직을 개편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디지털 문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변하며 영화제는 새 과제에 직면했다. 내년 25주년에 대비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한국영화가 100년간 어떻게 변했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생각했다. 영화제가 앞으로 한국영화에 어떤 기여를 할지도 고민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쌍두마차였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는 지금도 회자되는 좋은 영화가 많이 탄생했다. 당시 영화는 전 국민의 유일한 오락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태동한 1990년대부터 한국영화는 또 다른 황금기를 맞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함께 한국영화도 성장하며 아시아 영화산업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게 됐다. 지금은 국내에서 한 해 400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 내년 25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앞으로 25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     -다양성을 강조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발점이 다양성이다. 그리고 아시아 문화의 연대다. 한국영화가 전 세계로 나아가는 플랫폼 기능을 했다. 이제 영화제는 국내영화뿐 아니라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소개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들이 세계에서 제대로 평가받도록 연대해 돕는다. 국내 변화부터 생각해보자.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할 때만 해도 일반관객이 외국영화를 접하기 어려웠다. 문화적 다양성에 갈증을 느끼던 시기였다.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문화예술 분야의 성장은 더뎠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의 역할은 확실했다. 서구와 아시아 영화를 엄선해서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엔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라면 OTT문화가 일상에 스며든 것이다. 영화제가 아니라도 다양한 영상, 미디어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남는다. 우리는 다양성에 보다 더 집중하려 한다.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극동아시아 등을 막론하고 우리 영화를 팔기만 하고 그들의 것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한류(韓流)가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다양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발점이자 강화하려는 부분이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역할이다.”   -커뮤니티BIFF도 관심을 끌었는데. “기획 의도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다양성과 포용성이었다. 프로그래머가 엄선한 작품 300편가량을 소개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시도였다. 일반 관객들이 ‘나는 이런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면 우리가 돕겠다는 것이다. 선착순으로 영화 필름을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공간을 마련하는 것까지 지원했다. 일반 관객이 문화기획자가 되는 일이다. 관객이 주도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다. 이런 분야는 기성세대보다 청년이 더 빠르다. 청년들은 이미 스스로 기획하고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다. 의사들의 모임이라면 예컨대 뇌 과학과 관련한 영화를 보고 관람 후 세미나를 열어 인문학적 토론을 할 수도 있다. 술에 관한 영화, 미술에 관한 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커뮤니티BIFF는 말 그대로 커뮤니티이자 하나의 종합예술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청할 것이다. 도시재생이라는 측면에서 문화예술이 생명을 불어넣는 효과도 기대된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관객 수가 다소 감소한 것은 어떻게 보나. “영화제별로 관객이 1만~2만명 늘거나 줄 수는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올해에는 OTT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졌다고 본다. OTT시대에 영화제의 변화에 대한 요구, 숙제라고도 볼 수 있다.”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떻게. “영화제가 25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 25주년을 맞은 영화축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유일하다. 상징성이 크다. 영화인들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영화인과 아시아 영화인을 위한 잔치가 될 것이다. 우리가 발굴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발돋움한 영화인들을 한자리에 초청할지를 고민 중이다. 내년에는  주요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영화산업 주요 관계자를 모아 앞으로 온라인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지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25년이라는 시간의 고민을 정제해서 드러내는 시기가 될 것이다.”   -향후 영화제가 나아갈 방향은. “세계적인 영화제가 됐지만 한국의 특수한 정치지역성 탓에 지역 영화제로 폄하되는 일이 있다. 한국이 정말 좋은 나라가 되려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BIFF는 초국적 매개체로서 부산과 국내, 아시아가 가진 지역적 자산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초국적 매개자 역할을 강화하려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영화를 포함해야 한다. 아시아 영화 소개의 산파(産婆)역할을 해야 한다. 부산은 자신감을 가질만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울과 일본 도쿄 등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에게 인색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항구도시, 문화도시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도시개념이 사라진 ‘코즈모폴리턴(cosmopolitan, 세계인)’이 된다는 의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문화에 당당한 축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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