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9-06-25(화)

인터뷰 더보기

[CEO 초대석] 오종수 한일냉장㈜ 회장

양정원 기자 7toy@mbusan.co.kr     “레이디퍼스트는 여성이 일방적으로 배려를 받는 게 아닙니다. 남성을 먼저 대우해줄 수 있고, 남성보다 더 열성적으로 일하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오종수 한일냉장㈜ 회장은 레이디퍼스트의 개념을 소신 있게 설명했다. 그녀는 내로라하는 부산상공회의소 경제인들 틈에서도 당당히 제 몫을 하는 여성경제인이다. 오 회장은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부터 특유의 강단으로 회사 설립과 운영을 시작했다. 한일냉장의 성장에 오 회장의 리더십은 빼놓을 수 없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위계질서라는 국내의 흔한 조직문화를 지양한 그녀는 화합과 친화력을 무기로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오 회장은 업계에서 마당발로 불린다. 사업 탓에 대표들을 만나더라도 한 번의 만남이 인연으로 지속되도록 노력한다. 이 같은 대외적인 포용력은 남성도 만만치 않은 냉장‧냉동보관업계에 오 회장이 지금껏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포용적 리더십은 주변 이웃에게로 퍼졌다. 2013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38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장애인과 노인, 결손가정, 아동 등을 후원하고 있다. 한 해외아동은 “모든 어린이가 배부른 세상을 원한다”는 편지를 보내 오 회장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녀는 2016년 부산상공회의소의 부산산업봉사대상을 수상했다. “사업상 만난 남성 대표들과 강대강(强對强)으로 맞붙었다면 사업은 실패했을 것”이라는 그녀를 만나 한일냉장의 성장비결과 회장으로서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한일냉장을 소개해달라. “냉장‧냉동보관업체로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 자리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차례로 제1~3공장이 차례로 준공됐다. 특히 2년 전 감천항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1만톤급 제3냉동공장을 준공해 전체 3개 공장의 7만8000톤급 체제로 운영 중이다. 회사발전과 함께 수산식품 클러스터로 성장하는 감천항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979년 수산물 수출사업부터 시작해서 현재의 냉장‧냉동보관 사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20대의 젊은 나이기도 했다. 당시 한 일본인 수산물 바이어(buyer)가 관련업계에서 일하던 나를 눈여겨봤다. 그도 그럴 것이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오후 11시나 돼야 퇴근할 정도로 일을 열심히 했다. 1980년대 초반 그 바이어가 새로 회사를 차려서 수입을 해야 한다며 내 상사를 제쳐두고 사업을 건의했다. 첫 거래대금이 3000불 정도로 컸다. 현재 가치로 아주 큰 금액이다.”   -사업 체질이었던 건지. “일본인 바이어와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나이는 어렸지만 당시에도 신용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은 아주 열심히 했다. 어시장에서 새우를 받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99%를 살려서 보냈다. 일본사람들은 신용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오종수와 거래하면 싱싱한 수산물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가 내보낸 수산물은 일본에서도 비싸게 팔렸다. 다른 회사가 1kg에 3000엔이면 우리 회사 수산물은 3800엔 정도로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부산의 어시장에서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똑같은 물건을 사는데 왜 저 회사는 비싸게 나가지’하고 말이다. 이유가 있다. 우리는 품질이 나쁘면 팔지 않았다. 섞으면 잘 모른다는 생각에 무게를 늘릴 수도 있었지만,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리 수산물을 산 사람들은 한 사람도 불만이 없었다. 그 또한 고객과의 약속이었다. 고객의 신뢰를 깨서는 안 된다. 직원과의 약속도 마찬가지다. 매상 목표치를 넘기면 해외연수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 주변사람들과 식사 약속을 잡고 넘기는 법도 없다. 바이어, 고객, 직원, 주변사람 등 모두와의 약속이 중요하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30여년 반복된 습관이다.”   -여성경제인으로서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견해는. “세계적으로도 남녀차별 문제는 여전하다. 스위스에서도 ‘성평등 임금’을 주장하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차별을 해소하려면 더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예전에 이런 경험이 있다. 수산물을 사러 배에 올랐더니 ‘여자가 배에 올랐다’며 선원이 소금을 팍 뿌리더라. 성격상 참기 힘들었다. 하지만 화를 내면 그 순간부터 일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했다. 굴욕적이지만 참으면서 수산물을 뒤적여야 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여성성을 활용해야 한다. 남성은 공격적이지만 여성은 포용할 수 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도 남성을 초월하는 강인함과 의지를 기르는 것, 부드러움으로 경쟁할 수 있는 게 여성의 강점이다. 물론 불만이 있고 견딜 수 없는 상황도 있다. 하지만 성별의 강점을 잘 살려 사회 속 생존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칭도 심한데. “우리사회가 급격히 성장하다보니 사고의 전환에 많은 괴리가 있다. 청년들에게 소양을 갖추고 사회의 룰을 이해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평가할 때 객관적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도 그렇다. 500억~1000억원 외형의 회사에 가서 전무와 상무가 되면 대기업 종합상사의 부장이 되는 것보다 좋을 수 있다. 대기업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 그 밖의 더 나은 목표를 설정할 수 없다.”   -평소 강조하는 레이디퍼스트 정신이 궁금하다. “미국여행을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타고 가던 비행기가 기착지인 시카고에 내렸다. 창밖을 내다보니 몸집이 큰 여자가 커다란 가방을 혼자 턱턱 옮겨놓고 있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했다. 그 때까지 레이디퍼스트는 남성이 열어준 택시 문을 통해 여성이 탑승하는 이미지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카고 여성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여성은 순종적이기만 한 배려의 대상이 아니다.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때론 더 열성적으로 일할 수 있다. 먼저 남성을 배려할 수도 있고, 나란히 맥주 한잔을 할 수 있고, 남성과 대등하게 논리적으로 토론하고, 일도 제대로 하는 여성이 레이디퍼스트다. ‘여성 먼저’가 아닌 ‘여성이 으뜸’인 것이다.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사회도 변할 수 있다. 한국은 남성이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고, 여성은 약하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가정에서부터 아들과 딸에게 똑같이 이 같은 소양교육을 해야 한다.”

[CEO 초대석] 이종휘 ㈜디비켐 대표이사

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디비켐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마스터배치(master batch)를 생산하는 지역의 강소기업이다. 지난 2009년 디비켐의 상호관계회사인 동방화학이 경남 양산시 유산동에 위치한 ‘스위스 클라리언트사(Clariant)社’의 마스터배치 공장을 인수한다는 소식은 관련업계를 놀라게 했다. 클라리언트는 특수화학분야의 글로벌 리더다. 클라리언트는 사명(社名)은 지금의 디비켐으로 바뀌었다. 다국적 대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는 디비켐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디비켐이 보유한 연구소 연구원(이사급) 2명은 이미 30년이나 마스터배치 분야의 연구를 거듭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렇다고 디비켐의 성공비결은 좋은 공장을 인수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종휘 디비켐 대표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이 대표는 “꾸준한 연구와 기술력, 인적자산 관리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온 뒤 디비켐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디비켐과 동방화학은 마스터배치산업 최선도 매출기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및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등 합성수지 조성물의 제조방법’으로 동방화학과 함께 특허를 출원했다. 같은 해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2014년에는 독일시장에 직수출을 시작했다. 삼성과 현대차에 블랙&화이트 마스터배치 제품을 개발‧완성해 납품했고, 경기도-Texas University IC2 이노베이션센터 공동주관 ‘기술혁신&Global Commercailization’ 지원사업 대상기업에 최종 선정됐다. 성과는 연매출에도 반영됐다. 설립 당시 약 80억원이던 연매출이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210억원을 넘어섰다. 치열한 경쟁업계 이른바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마스터배치 시장에서 살아남은 디비켐의 성공비결을 이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디비켐을 소개한다면. “우리 제품을 파는 가장 좋은 마케팅은 고객의 만족이다. 예컨대 우리 마스터배치로 플라스틱(수지)에 색을 입혀 휴대폰 완제품을 생산한 고객사가 있다. 그 고객사가 ‘디비켐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컬러를 내고, 흠집을 줄여주는 기능도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들은 우리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물어본다면 신뢰할 수 있는 업체라며 디비켐을 소개할 것이다. 우리는 고객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항상 최고의 마스터배치를 생산하려 노력하고 잇다. 우리가 개발하고 제조하는 마스터배치와 컴파운드 제품은 품질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국내 대기업, 중소기업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고, 해외 독일‧일본‧미국 선진시장에도 판매 및 직수출을 하고 있다. 뛰어난 품질을 알리기 위해 해외 고객사들이 참가하는 각종 현지 박람회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우리의 마스터배치는 유럽과 미주지역 국제안전 규정과 검사기준 및 국제품질 규정을 충족해 고객사의 품질과 브랜드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디비켐의 주요제품은. “주로 마스터배치를 생산하고 있다. 컬러 마스터배치에서부터 블랙&화이트 마스터배치, 기능성 마스터배치, 산업용 컴파운드 등 제품군은 다양하다. 이 가운데 블랙&화이트 마스터배치는 무기금속과 카본블랙에 적용돼 완전히 불투명한 순백의 컬러, 순수한 흑색을 구현한다. 컬러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내구력도 강하다. 우리가 생산한 블랙&화이트 마스터배치는 고객사의 단계별 생산 공정과 제품을 사용 중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제조되고 있다. 아울러 기능성 마스터배치도 우리의 자랑이다. 여기에는 압출기 내부의 컬러 퇴적물을 현저히 줄여주는 공정향상 기능성 마스터배치,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원료의 필름 표면에 미세한 요철표면 구조를 생성해 점착 현상을 줄여주는 블록방지 기능성 마스터배치, 마찰을 줄여 필름이 원활하게 미끄러지도록 돕는 슬립 기능성 마스터배치 등이 있고, 이밖에 난연 기능성, 자외선 안정 기능성, 향균 기능성, 정전기방지 기능성 마스터배치가 있다.”   -해외 사업은 어떤가. “경남 양산, 경기도 광주, 중국, 독일에 국내외 사업장과 해외 연구지원기관이 있다. 먼저 국내는 양산에 디비켐 마스터배치 1공장, 경기도 광주에 동방화학 마스터배치 2공장이 있다. 해외 공장은 중국 광동성 공업지구에 위치한 해외직접투자 인증 현지법인인 동방마스터배치 유한공사 공동성 3공장이 있다. 유럽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미국 텍사스대학에 마케팅&기술자문 지원기관을 두고 있다. 이들은 우리 제품을 생산하고 연구하는 기관들이다. 해외사업은 해당 국가의 기호를 파악하고 또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우리 제품을 해외에 알리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수년째 일본과 중국, 독일 등의 박람회에 참여했다. 해외에 나가보면 중국업체가 많지만 기술력에 있어 우리가 우위를 점한다. 박람회에서는 단순히 색을 입히는 컬러 마스터배치보다는 고농축 마스터배치를 선호한다. 단순 도색보다는 고농축 마스터배치에 더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지금껏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선별해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짧은 시간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은. “단언컨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객사의 만족이다. 시장은 냉정하다. 첫 판매에 성공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재구매로 이어질 지, 고객사의 만족이 시장에서 입소문으로 퍼질 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구매 고객사가 제품에 불만족 한다면 회사 발전은 거기서 그친다. 디비켐의 연매출은 2009년 설립 시점 약 80억원에서 4년 전 두 배가량으로 올라섰고, 지난해 210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한 성장세가 고객사의 만족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디비켐은 새로운 마스터배지를 연구실에서 디자인하는 단계부터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다. 연구실의 이사 두 명은 30년 가까이 현업에 종사해 노하우가 상당하다. 고농축, 화이트 마스터배치에 경쟁력이 있다. 업체가 원하는 색을 입히는 것에 기술력이 필요하다. 갓 만들어낸 플라스틱 등의 수지는 백색이거나 투명한데 거기에 3~4%의 마스터배치를 넣고 고객이 원하는 색을 내야 하는 작업이다. 동일한 색이라고 해도 수지에 입혔을 때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마스터배치 회사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 한국의 마스터배치라고 하면 디비켐이 떠오르고, 디비켐 하면 ‘아, 한국 회사’하는 식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해외 다양한 박람회를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간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준히 국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도은성 예교지성회계법인 공인회계사

김태준 기자 ktms@mbusan.co.kr     스마트한 눈빛에 희끗희끗한 머리, 회색 정장차림에 단추 하나를 풀어헤친 흰색 와이셔츠가 중년의 멋스러움을 드러낸다. 여기에 전문직의 지성까지 겸비했다. 도은성 예교지성회계법인 공인회계사를 만난 첫인상이다. 그에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기업의 외부회계감사, 세무자문, 실사 및 가치평가, 회생자문 등 숫자가 빼곡한 서류뭉치가 매일같이 그를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사무실에만 있을 수도 없다. 고객이 있는 곳을 직접 찾는 그는 “전문영역에서도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공인회계사의 사무실은 경남 김해시 부원동에 있다. 본사가 있는 서울과 인근 부산, 대구 등의 고객을 만나러 다닌 거리를 환산한다면 지금껏 지구 몇 바퀴를 돌았을 것이다. 도 공인회계사는 소문난 애처가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합격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하던 그가 서울이 아닌, 경남 김해로 자리를 옮긴 이유도 아내였다. 결혼 이듬해인 지난 2012년, 도 공인회계사의 아내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불과 몇 개월 전 임신의 낭보를 들은 터였다. 그의 아내는 아이를 위해 치료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태아가 우선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도 공인회계사는 “처가(妻家)가 부산에 있어서 아내의 요양을 위해 부산으로 이사왔고 가까운 선배를 따라 김해에 있는 회계법인에 합류했다.”며 “출산까지 맘을 졸였다”고 털어놨다. 다행이었다. 도 공인회계사의 아내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고, 오랜 기간의 치료 끝에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 그는 이제 남부럽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공인회계사가 됐고, 단란한 가정까지 꾸렸기 때문이다. 그를 만나 공인회계사로서의 삶과 철학,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공인회계사는 언제부터 꿈꿨는지. “중학생 때 외삼촌으로부터 과외를 받았다. 당시 그 분이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계셔서 막연하게 나도 공인회계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린마음에 멋있는 삼촌을 좇아 전문직인 공인회계사를 목표로 삼았다. 당연히 삼촌은 얼마 뒤 공인회계사가 됐고, 현재는 삼일회계법인의 파트너 공인회계사로 재직 중이다. 어릴 때 목표를 잡아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다. 꿈이 명확했기에 한 길만 생각한 건 장점이었고, 다른 일에 눈을 돌리지 못한 것은 단점이었다. 대학에 가서도 ‘어차피 공인회계사가 될 건데’라고 생각하며 대학공부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학점관리보다 공인회계사 준비가 우선이었다. 군대를 빨리 다녀와서 대학 3학년 때 본격적으로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생활 중 시험제도가 바뀐 부분이 아쉬웠다. 첫 번째 1차 시험을 합격하고 유예로 맞이한 2차 시험에서 억울하게 불합격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학원 선생님을 찾아가니, 아무 말씀 없이 점심 때 소주를 사주더라. 하지만 공인회계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불합격을 알게 된 바로 다음 날 곧바로 도서관을 찾을 정도였다. 불합격 소식 이듬해 최종 합격해 공인회계사가 됐다.”   -공인회계사의 현실은 어땠나.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공인회계사는 전망 좋은 곳에 사무실을 만들고 멋지게 회의만 하는 직업이 아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바쁘고 치열하다. 이렇게 된 데는 성격 탓도 큰 것 같다.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상대방을 찾아간다. 상대방에게 사무실로 오라고 하는 건 성미에 맞지 않다. 사무실이 있는 경남 김해 뿐 아니라 가깝게는 부산, 대구, 멀게는 서울, 제주까지 고객들이 다양하다. 인근 지역보다 다른 지역의 고객이 비율상 더 많다. 공인회계사의 업무는 고객을 응대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무실로 돌아가 보고서를 쓰는 등 서류작업을 하다보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업무를 나누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하니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공인회계사의 업무가 궁금하다. “크게 외부 회계감사(법정‧임의‧부정적발감사), 국내외 투자유치 및 기업금융 자문, 경영자문, 세무자문, 부동산 관련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는 흔히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라고 불린다. 전통적으로 공인회계사의 주된 업무는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외부 회계감사이다. 공인회계사는 외부감사인으로서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을 회계감사 한다. 쉽게 말해 해당기업의 결산서를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받은 후 공시한다는 것이다. 내부감사제도를 보완하고 적정한 회계처리를 유도해 이해관계인을 보호하는 한편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목적이다. 이밖에 기업의 숫자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지원한다. 투자유치 관련 자문, 인수합병(M&A) 주선 및 전략수립, 경영진단 및 자문, 회생자문도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의 주된 업무다.   -기업의 재무제표 투명성에 대한 견해는. “흔히 좋은 기업을 판단하는 지표는 재무제표상 영업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이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대한 부분이다. 회사가 제시하는 재무제표가 얼마나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판단해야 한다. 제도적 개선을 통하여 회계투명성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공인회계사로서 직업 만족도는. “바쁘지만 권할만한 직업이다. 전문가로서 자부심도 있고 소득도 나쁘지 않다. 주변 선배들을 봐도 자녀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주변엔 내 영향을 받은 친구도 많다. 대학시절 내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동아리 후배들 10명 정도가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우스갯소리지만 ‘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하는 식이었다. 대학생이 된 처남도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해 1차를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도 정책적으로 회계 투명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회계 투명도를 높이려면 많은 회계사가 필요하고 다수 회계사들의 연봉 등 처우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공인회계사도 끊임없이 준비하고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직종이다. 과거 국가발전을 견인했던 산업이 섬유산업 등 경공업에서, 화학, 조선 등 중공업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게임산업,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공인회계사 업무도 IT가 대체하는 부분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은 변화하는 시대에 올라타느냐 아니면 바라만 보다가 도태되느냐 하는 기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로서 공인회계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있다. 전문영역에서 고객이 만족할 수준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대다. 변화하는 세태를 잘 읽고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노력하는 공인회계사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오피니언 더보기

[기자수첩] 정치섭 기자

    “형, 고독사가 뭐야?” 며칠 전 휴대폰을 보던 스무 살 사촌 동생이 내게 물었다. 대학생이나 된 게 그것도 모르냐고 타박하려는 순간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단어가 맴돌았다. 동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답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나를 바라봤다. 몇 분처럼 느껴진 몇 초가 흐른 뒤 간신히 내뱉은 말이 가관이다. “어... 그러니까, 고독사는 혼자서 살다가 돌아가신 분이야.” 사촌 동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이내 휴대폰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누가 타박하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붉어졌다. 당연히 부족한 설명이었고,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내 오만함을 반성했다.   최근 열흘 사이 부산에서 고독사로 보이는 사건은 두 건이다. 지난 8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예순 살 노인의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 검안의는 이 노인이 숨진 지 1년쯤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고인의 여동생이었다. 같은 다가구 주택에 살고 있었지만, 왕래가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그보다 삼 일 전에는 혼자 살던 마흔아홉 살 여성이 숨진 것을 원룸주인이 발견했다. 원룸주인은 수개월 밀린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원룸 입구에서 악취를 맡고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에서만, 언론에 나온 것만 제한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고독사로 ‘보이는’이라는 표현에는 이유가 있다. 고독사는 법적으로 정해지거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용어가 아니다. 고독사는 1990년대 일본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함께 일본의 단절된 삶과 죽음을 대표하는 표현이었다. 국내에는 2000년대 중반 들어 일본의 사회문제로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이후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잇달았다. 다시 10여년이 지났다. 고독사 문제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일단 지방조례는 다수 만들어졌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고독사’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전국 164건의 자치법규가 나온다. 부산에는 15건의 조례가 제정됐다. 거기에 용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영도·강서·사상구는 ‘노인’ 고독사 예방조례를 제정했다. 영도구 관련 조례는 고독사를 ‘주변과 단절된 상태로 홀로 살다 고독한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강서구 관련 조례는 여기에 더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발견된 죽음’이라고 명시했고, 사상구는 ‘시신이 3일이 지난 후 발견되는 죽음’이라고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사망 후 경과 시간에 따라 고독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심각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실태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상은 어떨까. 부산시 고독사 조례는 고독사를 ‘가족·친척·이웃 등과 지역사회로부터 단절돼 홀로 생활하는 사람이 자신이 거주하던 공간에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이라고 규정했다. 앞선 조례와 달리 노인(만 65세 이상)으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청년층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7월엔 부산의 한 원룸에서 가족 없이 혼자 살던 스물네 살 남성이 숨진 지 4개월여 만에 백골로 발견됐다.   한동안 노인만의 문제로 여겨지던 고독사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다. 고독사를 추정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 통계를 보면 무연고사는 2012~2016년까지 7182건이고 이 중 30%(2572건)가량이 40, 50대였다. 참고로 무연고 사망은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다. 고독사 중에는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더라도 가족이 확인되는 사례가 있다.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1인 가구(통계청)는 2000년에 비해 2017년 두 배(222만→562만 가구) 이상 늘었다. 2017년 기준 전체 1967만 가구의 29%를 차지했다. 연령층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진단과 예방이 시급하다.   죽음마저 외롭지는 말아야 한다. 하지만 고독사를 제대로 정의(定義)하지 못하니 실태조사를 할 수 없고, 실태조사가 없으니 심각성을 확인할 길도 없다. 일정 시간이 아니라 명확한 기간과 대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10여년 전과 달리 조례는 제정됐고 고독사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사회적 단절을 막는 것이 목표다. 공통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지자체 차원의 통일된 정리도 좋다. 시장은 관련 조례에 따라 고독사예방위원회를 둘 수 있고 실태조사를 할 수도 있다. 다시 누군가 “고독사가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는 제대로 된 답을 해주고 싶다.

[편집실 레터] 김덕열 사장

  얼마 전 ‘취업지원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해운대구 부산문화여고를 찾았다. 취업시장을 곧 경험할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부산문화여고는 50년 전통을 가진 특성화고교로 졸업생 가운데 곧바로 취업하는 비율이 높다. 장학금 조성에는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의 회원사들이 동참했다. 학생을 돕는 일이라는 말에 회원사들은 금세 공감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목표로 한 500만원을 모았다. 회원사 중에는 장학금을 더 내려는 곳도 있어서 “일회성보다 꾸준히 돕는 게 좋다”고 오히려 설득해야 할 정도였다.   전달식에서 부산문화여고의 조인환 학교장은 이런 말을 했다.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아 더욱 용기를 갖고 직업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 무한한 꿈을 가질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조 교장은 이 짧은 말에도 ‘용기’라는 단어에 힘을 줘 강조했다. 제자들이 겪을지도 모를 취업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탓이다. 취업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고 고용은 불안정하다. 사회는 취업하지 못하는 이유를 청년의 무능 탓으로 돌리고 청년의 좌절감은 커져만 간다. 악순환이 이어진다.   청년의 취업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통정체를 설명하는 ‘병목현상’은 익히 알려진 용어다. 갑자기 좁아진 도로에 한꺼번에 차량이 몰리며 혼잡한 상황이 생긴다는 의미다. 시간이 걸릴 뿐 차량은 모두 좁은 도로를 통과한다. 멈춰 선 경우는 사고차량뿐이다. 취업시장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는 실업자를 양산하는 곳이 아니다. 모두가 취업시장의 좁은 구간을 통과하길 기대한다. 청년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다. “좁은 구간을 통과하면 다시 쌩쌩 달릴 수 있을 거야”라는 격려 말이다. 조 교장 역시 학생들에게 부디 용기를 갖고 꿋꿋이 헤쳐 나가라는 바람을 담았을 것이다.   이날 전달식에는 장학금을 건네받는 고3 학생 25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그 옆엔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의 회원사 대표 10여명이 함께 했다. 모두 중소‧중견기업의 대표들이다. 학생들이 대표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같은 눈높이에서 오가는 허심탄회한 대화였다. 한 학생이 “취직을 하고 나서도 대학에 다닐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장재훈 ㈜삼천기업 대표는 “요즘은 직원의 역량강화가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취직 후에도 학업을 이어가겠다는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학생은 “회사 대표들로서 면접에 떨어지지 않는 꿀팁을 알려달라”고 해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청년의 취업은 함께 할 때 가능하다. 기업대표와의 질의응답 마친 한 학생이 다가와 “든든하다”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 입장에선 흔치 않은 기회였을 것이다. 기업대표들은 학생들에게 시간과 답변을 제공했다. 학생들은 장학금 이상의 것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눔의 의미는 거창한 게 아니다. 꼭 억대의 기부 등 막대한 금전적인 형태가 아닐 수도 있다. 재능기부가 될 수도 있다. 나눔을 계기로 상대방이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얻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청년들의 입장에선 취업의 동기부여를 받거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나눔의 의미를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 지표는 해마다 갱신된다. 올해 5월에는 “지난달 대졸 이상 실업자 수가 2년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잇달았다. 1999년 대학 입학과 함께 들었던 청년실업 문제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게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청년실업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졌다. 여전히 심각한데도 언급할수록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모순이다. 문제는 그 자리에 청년이 홀로 남는다는 점이다. 청년에겐 ‘함께’ 라는 희망이 필요하다.

[편집실 레터] 강성명 편집위원·동아일보 기자

      ‘조현병(정신분열증) 포비아’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사망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경남 진주에서 조현병 환자가 이웃들을 상대로 믿기 힘든 살인 방화를 저질렀다.   조현병 환자에 대한 혐오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수도권의 한 신도시에서도 정신질환자 병상 120여 개를 갖춘 병원의 개원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도 그 중 하나다. 최근 일련의 사건만 없었다면 이는 ‘님비 현상’의 하나로 비판 받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해당 주민들에게 환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지 말자고 말하기조차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진주 사건은 조현병 환자 관리에 얼마나 큰 구멍이 뚫려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경찰은 수 차례 반복된 민원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비판 받았다.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 입원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제도적 허점도 드러났다. 2017년 개정된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요건을 엄격하게 만들었다. 가족이 환자 의사와는 무관하게 멀쩡한 사람을 병원에 가두는 등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자는 게 이유다. 현행법에서는 자·타해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해 지자체장이 정신의료기관에 3개월간 강제 입원시킬 수 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정신질환자를 응급 입원시키는 경우에도 경찰과 의사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고 입원기간도 3일에 그친다. 강제 입원에 대한 찬반은 분분하지만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임 교수 사건 이후 사법입원제 도입 등을 포함한 이른바 ‘임세원법’이 발의됐다. 비록 이 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정부는 강제 입원의 완화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사법입원제가 도입되면 사촌 이내 친족이나 동거인도 정신질환 환자의 강제입원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강제 입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관리 대책을 제시해야한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정신질환자 실태 조사를 형식적으로 해선 안 된다. 단순히 선진국 시스템을 도입하려 애쓰거나 시간에 쫓겨 전문가들이 제시해 온 의견을 그대로 따라선 안 된다. 환자별 유형을 철저히 분석하는데서 시작하자. 환자들이 왜 병원에 입원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지, 우리 의료계의 정신질환 치료 시스템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부터 살펴야한다. 또 유관 기관 간 환자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유할지도 신중히 고민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도 찾아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와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다. 진주 사건 등 조현병 환자가 일으킨 범죄들에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 가족이 없을 경우 이들이 약을 끊지 않도록 24시간 곁에서 지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환자들이 손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짜야한다. 임 교수 유족은 ‘안전한 진료 환경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쉽게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고인의 유지였다고 강조했다. 이를 새겨듣자.

공공정책 더보기

부산시, 지역대학과 부산형 도시재생 인재 양성

윤슬기 기자 bypi123@mbusan.co.kr     부산시(시장 오거돈)는 오는 26일 부산지역 7개 지역대학, (재)부산광역시도시재생지원센터과 함께 ‘청년도시재생사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5일 밝혔다. 부산지역 7개 대학은 부산대학교, 경성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동아대학교, 동의대학교, 동서대학교, 동명대학교 등이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은 점차 확대됐지만 전문 인력은 부족하고 고령화된 상황이다. 이에 부산시는 도시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지역대학과 연계를 통해 도시재생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청년도시재생사 양성 사업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부산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대학과정에 도시재생 과목을 개설하고 청년 스스로 지역 현안을 해결을 위해 기획‧실행하는 도시재생 심화과정을 마련,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협약서에는 청년도시재생사 양성을 위해 9개 기관이 상호교류와 이해하고 ▲청년도시재생사 양성 참여대학에 대한 행정적 지원(부산시) ▲강의 개설 및 지원(대학) ▲도시재생 심화과정 및 사업비 지원 등 협력(부산광역시도시재생지원센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청년도시재생사 양성을 통해 부산의 도시재생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사업이 지역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사갈등 해결의 열쇠는 상호 이해"

윤슬기 기자 bypi123@mbusan.co.kr     문성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2층 골든블루홀에서 열린 국민일보와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부산정책고위과정’에서 ‘사회적 대화 현주소, 문제와 방향’을 주제로 특별강연했다. 강연자로 나선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국내 대표적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노사관계로 강연을 시작한 문 위원장은 “회사는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노동자는 회사의 운영을 고려해 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며 “최저임금도 노동자 생계의 절박함과 이를 지급하는 기업의 입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일자리 문제의 대안으로 ‘생애평균임금’을 언급하며 “신입사원부터 퇴직까지 일정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봉격차가 사라지면 퇴직과 신규채용이 무리 없이 순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강연에서 부산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부산의 뿌리산업을 살리는 문제는 서울보다 부산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며 “일자리정책의 중심이 지역인 만큼 오늘 강연은 이를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부산과 경남 기업 대표, 공공기관 임직원, 전문직 종사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1시간 강연을 듣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편 부산정책고위과정은 정부부처 장‧차관(급), 국회의원 등을 초빙한 특별강연과 해외연수, 현장실습 등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정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오후 3시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2층 골든블루홀에서 열린 국민일보와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부산정책고위과정’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주제로 특별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배 전 비서실장은 “40대 초반 꿈(목표)이 사라져 망연자실했는데 정치를 하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며 “정치는 사람과 세상을 위해 봉사‧헌신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사회, 어르신들에게는 편안한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 생각한다”며 “한마디로 정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배 전 비서실장은 이낙연 국무총리비서실장을 맡았던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중앙에서 지역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에 있었다”며 “고향이 지역이라도 서울에서 대학‧사회생활을 보내면 지역의 일에 무관심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료들은 바꾸기 어려워도 선출직은 바뀔 수 있다”며 “그렇게 해야 지역주권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부산과 경남의 기업CEO, 공공기관 임직원, 전문직 종사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배 전 비서실장은 부산일보 기자, 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민주당 대변인, 이낙연 국무총리비서실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한편 부산정책고위과정은 정부부처 장‧차관(급), 국회의원 등을 초빙한 특별강연과 해외연수, 현장실습 등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 더보기

부산 첫 여자프로농구단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 창단

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부산을 연고로 한 첫 여자프로농구단인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이 창단했다. BNK금융그룹은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이 지난 24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공식 창단식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창단식에는 이병완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와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등 체육계 인사들과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구단을 운영할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이 참석해 농구단의 힘찬 출발을 축하했다.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은 지난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위탁 운영했던 ‘OK저축은행 농구단’을 BNK캐피탈이 인수하는 형태로 신규 창단됐다. BNK캐피탈은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 전원을 여성으로 선임해 남성 지도자 일변도인 여자프로농구계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앞으로 부산 시민들이 농구 경기장을 더욱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티켓 수익금 대부분을 관중들에게 기념품이나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지역 유망주를 발굴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로 성장시키고 열정 넘치는 경기력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사랑받는 농구단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구단은 창단식에서 선수 유니폼,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공개하고 지역 농구 저변 활성화와 인재 육성을 위해 부산대, 동주여고, 울산 화봉고, 마산여고 등 부산·울산·경남지역 여자 농구부에게 2000만원 상당의 농구용품도 전달했다.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는 “BNK 썸 여자프로 농구단 창단을 통해 여자 프로농구에 새바람이 불기를 바란다”며 “수준 높은 경기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최고 인기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BNK부산銀 “영화관람도 썸패스로 간편 결제”

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BNK부산은행(은행장 빈대인)은 지난 17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CJ CGV(대표이사 최병환)와 ‘썸패스 및 가맹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부산은행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썸패스와 CGV를 연계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부산은행은 올해 8월까지 부산‧울산‧경남의 20개 CGV에서 영화 예매 시 썸패스의 계좌기반 바코드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말까지 무인티켓판매기(키오스크)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썸패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할인과 캐시백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정욱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본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CGV를 찾는 고객들이 썸패스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부산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금융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은행 썸패스는 더벤티, 삼진어묵, 정항우케익, 베러먼데이 등 지역 기반 우수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하나투어, 이디야커피, 뚜레쥬르 등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