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7-27(목요일)


[의정 포커스] 이현 부산시의회 의원

“다양성의 이해가 의정활동의 첫걸음이죠”

스웨덴 해사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유쾌한 의정(議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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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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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기자 bypi123@mbu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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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던 10대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스웨덴 해사대학교를 거쳐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현 부산시의회 의원의 이야기다. 서울대에 다닐 때는 경영학술동아리 ‘NCEO’에서 활동했고 스웨덴으로 건너가서는 해사대학교 첫 여성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이후 유엔(UN) 산하기구 세계해사기구(IMO)에 근무하는 등 그의 이력은 면면이 화려하다.

이 의원의 기억 속 부산은 자랑스러운 도시였다. 이 의원은 “부모님 세대에 부산은 바다 건너 무역하고 외화를 벌어들인 대한민국 발전의 중추적 도시였다”며 “하지만 부산에 돌아와보니 청년 역외유출, 노인인구 증가 등의 모습이 두드러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사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보며 정치‧사회의 변화도 확인했다. 이 의원은 “국내 정치가 활발하게 변했다”며 “정치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고 느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해 만 32세 나이로 부산시의회 최연소 의원에 당선됐다.

이 의원은 청년 의원으로 불린다. 지난 8월 말 열린 ‘청년정책포럼’에 참가하는 등 청년 정책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청년정책포럼에서 이 의원은 ‘청년감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외부의 청년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의원은 청년들에게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니라 본인이 중심이 돼야한다”며 “남들이 보기에 좋은 직장보다는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만나 의정활동과 개인으로서의 삶, 청년과 관련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원이 되기 전 해양기업 CEO를 꿈꿨는데.

“전문경영인이 되고 싶었다. 서울대 경영학을 전공하며 경영학술 동아리인 NCEO(넥스트 제너레이션 CEO)에 들어갔다.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 많았고 창업을 한 선배도 있었다. 기업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매주 세션을 진행하며 사례연구도 했다. 대기업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아이디어가 괜찮으면 대기업에서 가져가기도 했다. 경영은 국제적 안목과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기업, CEO, 실무진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좋은 기회였다. 나고 자란 곳이 부산이어서 그런지 해양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이 분야에 정평이 난 스웨덴 해사대학교로 떠난 이유다. 전 세계 학생들이 모여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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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해사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국내 해양수산업계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바다라는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남성 중심의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더라. 스웨덴 해사대학교에 가서 느낀 건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고와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웨덴 해사대학교 총학생회장에 출마했다. 학우들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면전에서 ‘총학생회장이 아니라 비서라면 당신을 뽑겠다’고 말하거나 악수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양인, 어린 나이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었겠지만 여성에 대한 사고방식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연설에서 ‘성별로 선입견을 만들지 말자’,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고 발언했다. 아시아에서 온 여성이 아니라 그저 이현이고 싶었다. 능력으로 평가해달라고도 했다. 여성으로는 첫 당선이었다. 스웨덴 해사대에서는 무리별로 모여 활동하는 일도 많았는데, 연설문에서도, 그리고 당선 후에도 ‘우리’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학우들도 우리라는 표현을 즐겨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며 학생들이 나를 ‘마담 프레지던트(madam president)’라고 불렀다. 존중의 의미를 담은 마담이라는 표현이 좋았다. 방학기간에 UN국제기구 인턴 기회가 생겼다.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국제기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IMO를 포함한 UN산하 기구들과 회원국들 간의 역할, 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의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다양성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의원이 된 계기가 궁금하다.

“부산에 돌아왔을 때 정치‧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진해운 사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이 터졌다. 정치 영역이 아주 중요하구나 생각했다. CEO의 꿈을 가졌을 때도 회사를 경영하며 재단을 만들어서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생각했다. 경영자가 할 수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도 있지만 일련의 사회적 사건을 겪으며 현실정치에 뛰어들어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싶다고 느꼈다. 의원으로서 책임과 권한의 범위를 잘 사용하면 사회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말이지만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랐다. 존중이 무너지는 순간 갈등이 생기고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서로 인정하고 협의할 때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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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의원으로서 활동도 적극적인데.

“지난 8월 청년정책포럼에 참여해 ‘청년감수성’을 주제로 발언했다. ‘청년세대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직접 만들었다. 예를 들어 부모님 세대는 동네잔치 때나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고 했지만 요즘 청년은 다이어트를 위해 쌀밥을 피하기도 한다. 쌀밥을 먹을 수 없었던 세대는 쌀밥을 피하는 청년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청년 정책도 그렇다. 과거의 잣대로 청년 정책을 바라본다면 상당한 의견차이가 뒤따를 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과거에 없던 다양한 사회문제도 새로 생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청년 정책이 있다. 청년세대의 시각으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청년정책포럼에서 말했듯 청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청년 의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청년 정책,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청년 정책으로 사회가 한 번에 변화하기는 힘들다. 시간이 걸린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내다보고 정책을 시행하는 게 좋다. 의정활동을 하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려고 시행하는 정책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지금 내린 결정이 미래세대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집행부도 그렇게 해야 하지만, 정치인부터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의정활동에서 발언할 때 20~30년 뒤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지는 않다. 임기는 4년이기 때문이다. 단기성과에 욕심이 나더라도 나부터 안목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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