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1-21(목요일)


[의정 포커스] 구경민 부산시의회 의원

“내년도 예산안, 현미경처럼 꼼꼼히”

싱글맘으로서 여성인권 제고, 다각적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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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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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구경민 (2).JPG

 

“싱글맘이예요.”

불친절한 기자의 질문에 태연한 답변이 돌아왔다. 구경민 부산시의회 의원이다. 얼떨결에 미안함을 전하자, 구 의원은 “그보다 ‘아, 그래요?’하는 반응이 더 좋다”고 너그럽게 말했다. 인사말을 섞어 사생활을 묻는 실수, 그가 수차례 마주한 질문과 반응일 것이다.

구 의원은 “싱글맘이자 워킹맘이라는 걸 당당하게 밝히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가정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며 “싱글맘을 포함한 모든 가정의 구성원들이 사람들 앞에서 어깨를 펴고 마음껏 활동할 때까지 같은 질문에 같이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 부위원장이기도 한 구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현미경 심사를 예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소속 상임위원회인 복지환경위원회 예산만 따져보면 됐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예결특위 부위원장으로서 보육, 여성, 청년 등 전반적인 사업의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예산을 구분한다면.

“크게 본예산과 추가경정(이하 추경)예산, 수정예산과 준예산으로 나뉜다. 먼저 본예산은 매 회계연도마다 연간예산을 편성해 수입과 지출 계획을 세운다. 부산시의 재정활동의 기반이다. 회계연도 개시 전 편성된 첫 예산이다. 추경예산은 회계연도가 시작된 후 다른 사유로 추가, 변경할 때 지자체가 다시 편성한 예산이다. 본예산 내용을 변경하거나 추가하는 것이기에 일단 성립되면 본예산과 통합해 운영한다. 수정예산은 문자 그대로 본예산 일부가 수정되는 것이다. 준예산은 본예산이 법정기한 내 의회 의결을 받지 못한 경우를 대비,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도록 하는 예산이다. 다만 지금껏 준예산이 편성, 집행된 사례는 없다.”

 

-예산의 책정 시기는.

“본예산은 당초예산으로도 불린다. 부산시의 경우 시장이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해 회계연도 개시 50일 전(11월 11일)까지 의회에 제출한다. 시의회는 이를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12월 16일)까지 의결해 예산이 성립된다. 추경예산은 편성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통상 전년도 예산 결산심사, 승인시기인 6월에 1차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당해 회계연도 마무리를 위해 같은 해 12월에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한다. 3차례 추경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차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1차 추경예산이 각 3월에 편성됐다. 올해에도 3차 추경예산이 의회에 제출된 상태다.”

 

-시민들의 예산 감시는 어떻게.

“지자체장은 지방재정법에 따라 예산‧결산이 확정되면 승인 후 2개월 내에 예산서와 결산서를 주민들에게 공시해야 한다. 부산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정보공개 항목의 시입세출예산서를 선택하면 연도별 사업명세서를 볼 수 있다. 올해 2차 추경을 기준으로 부산시 예산규모는 일반‧특별회계가 12조5900억원, 교육청이 4조7601억원으로 총 17조3501억원이었다. 모든 예산을 일일이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관심을 가진 사업분야별로 예산을 뜯어보길 바란다. 예컨대 내가 몸담은 복지환경위원회의 예산은 전체 예산의 4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4조7839억원으로 전체의 38%이며, 환경이 8782억원으로 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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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특위 역할은.

“상임위별 예비심사를 거친 예산안과 결산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부산시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갖고 예산을 다뤄야 한다. 특히 예산안이 관련 법률과 조례에 어긋나지 않는지, 목적에 맞게 편성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해야 한다. 시민을 대신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을 심사하는 만큼 철저히 해서 민생현안 해결과 시민복지에 힘쓴다.”

 

-예결특위 현안이라면.

“제8대 의회는 예산안 심사를 위해 5대 원칙을 세웠다. 이는 시민행복예산 지원강화, 사업타당성 검토를 통한 예산낭비 요소 제거, 재정건전화를 위한 예비심사 강화, 예산편성 사전절차 등 법령준수 강화, 재원배분의 적정성 검토 등이다. 예결특위 종합심사에서 시민이 원하는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현미경 검증을 하고 있다. 관행적인 낡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다. 앞선 1기 예결특위에서 성과를 낸 만큼 예산편성에서 법정절차를 준수하는 것은 개선됐다고 생각한다.”

 

-소속된 복지환경위 활동도 눈에 띈다.

“현재 ‘부산시 성매매집결지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립‧자활 지원 조례’를 입법 추진 중이다. 완월동 폐쇄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것이 계기다. 폐쇄 이후 여성들이 다른 업소로 다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등의 대책을 근거로 만들기 위함이다. 시민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방안을 고민한 끝에 밑그림을 그렸다. 일각에서 성매매 여성을 왜 국가가 지원하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조례는 ‘성매매 여성’이 아닌 ‘성매매 집결지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을 다룬다. 집결지는 역사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유곽에서 시작해 미군정시대를 거쳐 최근까지 이어졌다. 근현대사에서 집결지는 국가의 방임 하에 운영됐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업주와 포주에게 악랄하게 착취됐고 벗어나려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각종 명목으로 집결지 여성들이 빚더미에 앉게 한 것이 그들이다. 조례는 이들의 자활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여성 인권을 강조하는데.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서 체감하는 부분이 크다. 여성의 유리천장이 있다. 유리천장은 여성 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비단 작은 조직만이 아니라 우리사회 유리천장도 여전하다. 몸소 느끼는 부분이 있어 자연스레 여성 인권을 고민하게 됐다. 수많은 고민 중 하나가 성매매 집결지 피해여성이었다.” 

 

구경민 (4).JPG

 

-의정활동의 소회는.

“복지환경위에서 활동하며 느낀 것은 정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복지환경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이 모두 속해있고 양성(兩性) 이 있으며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의원들이 모여 있다. 당과 성별, 연령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위원회 의원들은 없다. 의정활동 중 과격하게 발언하더라도 이해하는데,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유가 있었다. 도덕적 신뢰만 있다면 정치가 혐오스럽지 않다.

 

-의정철학이 궁금하다.

“시인 신동엽의 ‘산문시1’이라는 시(詩)가 있다. 이 시에서 광부들은 작업복 뒷주머니에 기름때 묻은 헤밍웨이 책을 꽂고 다닌다. 대학 나온 농민들이 트럭을 두 대씩 가지고 별장에 산다. 농민들은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히 안다고 한다. 신동엽의 작품에서 시민들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야만적인 어디에도 가담하지 않는 지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정치를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민들이 들꽃이름이나 작가 이름을 더 익숙하게 느끼며 살 수 있는 세상,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이다. 의원이지만 지역 내빈 초청행사에는 잘 안 다닌다. 부산시 예산이나 사업은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 익혀서 선거에 이기기만 바라는 구태 정치인과는 다른 의원이고 싶다. 시민들이 선의를 믿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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