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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堂堂] 청년 정예림씨 마추픽추 여행기

“잃어버린 공중도시, 신비의 땅으로”

1년 반 美연수 떠나… 여정의 마침표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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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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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7.Machupicchu5.jpg

 

페루의 마추픽추는 고대 잉카문명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유적이다.

언제, 어떻게 지어졌는지, 그리고 왜 버려졌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 산 정상에 지어진 탓에 ‘산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 공중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수 세기 전 잉카인들은 도시를 버리고 어디론가 떠났다. 나무와 풀이 마을을 뒤덮었고, 주위 일부 원주민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덕분에 스페인 침략 당시에도 정복자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잉카 문화가 보존됐다. 그러던 지난 1911년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램 빙엄(Hiram Bingham)에 의해 발굴됐다.

지난 11월 1일 고대 문명인의 흔적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마추픽추로 떠났다. 잉카문명의 산물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마추픽추를 직접 마주하고 싶어서다.

여행 중 만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추픽추를 가려고 페루에 왔다고 했다. 실제로 마추픽추는 페루의 얼굴이자 현지인의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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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로 가는 방법은 다양한데 우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 기차를 이용했다.

페루 쿠스코(Cusco)에서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지역까지 이동하며 몇몇 잉카 유적을 돌아보는 계곡투어도 인상적이다. 여기서 다시 마추픽추의 관문 마을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로 향하기 위해 잉카레일(Inka Rail)을 타고 이동했다.

 

2.Auguas Calientes.jpg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이었다. 이곳은 일본인이 개발한 마을이라고 한다. 작지만 온천 시설도 있고, 호객행위를 하는 현지 상인들이 일본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층층이 쌓아 올린 건물들마저 일본풍처럼 느껴진다. 마추픽추에서의 이튿날을 위해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3.Machupicchu Bus.jpg

 

마침내 마추픽추로 가는 날이 밝았다. 가이드를 만나기까지 한 시간도 더 남았지만 서둘러 숙소를 나서야 했다. 마추픽추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매우 긴 탓이다. 하지만 이른 시간인 덕분인지 실제 대기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길지 않았다.

 

4.On the way.jpg

 

버스를 타고 산을 오르는 20분 내내 장관이 펼쳐졌다. 이름 모를 웅장한 산과 깊은 골짜기를 사진으로 담아내기 힘들 정도였다. 굽이굽이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갔지만 마추픽추는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5.Machupicchu.jpg

 

마침내 안데스산맥 해발 2430m 지점의 마추픽추가 눈앞에 펼쳐졌다. 수차례 머릿속에 모습을 떠올린 탓인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웠고 감사하게도 날씨까지 아주 예뻤다. 고지대(高地帶)에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도시 뒤로 와이나픽추(Wayna Picchu)가 보였다. 현지어로 ‘젊은 봉우리’라는 의미다.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를 뜻한다.

가이드는 마추픽추가 15세기 도시로 추측된다고 했다. 부끄럽게도 마추픽추가 우리의 고조선, 삼국시대쯤 되는 고대문명의 유적인 줄 알았다. 가이드의 말이 맞다면 생각보다 최근이다. 저장 가능한 식량과 식수를 고려할 때 마추픽추에서 약 500명의 사람들이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6.Llama.jpg

 

올라가는 길목에선 야마(Llama. 라마)를 볼 수 있다. 알파카도 보고 싶었지만, 그들은 털이 많아서 더 높은 추운 곳에 산다고 한다.

 

7.Machupicchu5.jpg

 

마추픽추의 수로는 우기와 건기에 항상 같은 양의 물이 흐르도록 설계됐다. 특이한 점은 마추픽추 내에는 화장실이 없다. 잉카인들은 도시 밖 자연에서 볼일을 해결하고 들어왔다고 한다.

 

8.제단.jpg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제단이 있었다. 대지의 어머니 ‘파차마마(Pachamama)’에게 제물을 바치던 장소다. 제물로 야마(라마) 또는 알파카가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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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많다.

 

10.계단식.jpg

 

산 위에 지어진 도시라서 무너지지 않도록 계단식으로 다져놓았다.

 

11.Machupicchu7.jpg

 

전경을 감상하고 본격적으로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양식, 사원, 저장고, 학교 등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12.창문,벽.jpg

 

내구성을 위해 창문과 문은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 모양을 하고 있었다. 벽도 안쪽으로 조금 기울어지게 지어졌다. 이런 건축 양식 덕분에 오늘날 건축물마저 무너질 정도의 강한 지진에도 잉카 건축물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13.Temple.jpg

 

위 사진에서 보듯 사원(Temple)은 계절에 따라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다르다. 특히 창문 두 개는 각각 동지와 하지에 정확하게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농업이 주산업이었던 잉카인 역시 절기에 대한 이해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14.Dried Potato.jpg

 

잉카인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말린 감자(위 사진)다. 잉카인들은 작물을 이렇게 바짝 말려서 뒤로 보이는 창고에 저장해두고 먹었다. 이렇게 말린 감자는 무려 15년 동안 저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15.가공될 예정이었던 돌2.jpg

 

도시 옆 한편에는 가공될 예정이었던 돌무더기가 있다. 바퀴를 사용하지 않고 수십 톤에 달하는 돌들을 산꼭대기까지 옮긴 기술이 놀랍다. 그리고 잉카인들은 접착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정교한 건축물들을 지어냈다.

 

16.Coca Tree.jpg

 

도시 안에서는 코카나무를 볼 수 있다. 잉카인들은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코카 잎을 씹으며 생활했다고 한다. 이 코카 잎은 아직까지도 페루에서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널리 쓰인다. 마약 코카인의 원료로 쓰이는 코카는 고산지대가 많은 페루, 볼리비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금지 대상이다.

 

17.School.jpg

 

학교(School)로 사용된 건물도 남아있다. 생활공간보다 교육공간이 더 넓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잉카는 문자를 남기지 않았는데,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웠을까.

 

18.광장.jpg

 

학교 앞으로는 넓은 공터가 있다. 소리의 울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지어져 공연, 잔치 등을 했던 장소라고 한다. 잉카인들의 콘서트홀인 셈이다.

 

19.파차마마 3계율.jpg

 

잉카인들도 숫자 '삼(三, 3)'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선호했다. 잉카인들은 대지의 어머니 파차마마의 3계율을 지키며 살았다. 세 가지 계율은 첫째 게으르지 말 것(Don’t be lazy), 둘째 거짓말하지 말 것(Don’t lie), 셋째 절도하지 말 것(Don’t rubber)이다. 가이드는 자신의 부모가 아직까지 잉카인들의 생활양식대로 살고 있다고 했다. 가이드가 집을 뛰쳐나온 이유가 흥미롭다. 믿거나 말거나 그는 첫 번째 계율을 지키기 싫어서 마을에서 나왔다고 한다.

뒤로 보이는 세 개의 창문은 각각 지하, 지상, 하늘을 의미한다. 지하는 사후 세계로 뱀이 다스리고, 지상은 현세로 푸마(puma)가 다스리고, 하늘은 영혼을 인도하는 콘도르(condor)가 다스린다고 전해진다.

 

20.계단식2.jpg

 

방문한 시기가 우기였음에도 다행히 하산할 때까지 비 한 방울 오지 않았다. 너무 감사한 날씨. 파차마마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22.Traking 하산.jpg

 

투어가 끝난 후에도 아쉬움에 마추픽추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마추픽추를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으려고 하산할 땐 버스가 아닌 트래킹을 선택했다.

잉카 유적은 다른 곳에도 여러 형태로 남았지만, 특히 마추픽추는 그들의 농업, 건축, 교육에 대한 열정과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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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예림(29‧사진)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물류회사 KW International로 연수를 떠났다가 최근 귀국한 당찬 대한민국의 청년이다. 연수 말미에 평소 호기심을 품었던 마추픽추로 1박2일 여행을 계획했다. 

(the 월간부산은 청년들의 당당한 도전을 소개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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