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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 고함] 정서원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 이사

누에고치에서 나비로…

멤버와 사회가 함께 하는 성장공동체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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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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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기자 7toy@mbusan.co.kr

 

고치 행사(9회 날라갈라쇼).jpg

 

-단체명이 남다르다.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라는 이름은 나와 너, 사회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고치고, 사회의 한 부분이라도 고쳐나갈 힘을 기르고 실천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치의 공식은 단순하다. 내 앞사람이 가진 결핍과 욕구에 선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반응 한다는 것이다. 10대에서 40대까지 여러 세대가 어울리며 서로 다른 관점을 배운다. 생활을 나눠 가족이 된다. 우리는 이런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성장공동체’다. 우리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 뭘 하고 싶은지 묻고 살피며, 각자의 결핍과 욕망을 찾는다. 모든 활동은 그에 대한 반응으로 시작됐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며 결핍과 욕망도 다양해졌다.”

 

-고치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지난 2012년 겨울 ‘누에고치 공부방’으로 탄생했다. 멤버 대부분이 청소년이던 시기라 진로 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넌 뭘 하고 싶어?’라는 물음에 답하기엔 보고 듣고 배운 게 적었다.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 공부방의 선생님은 청소년인 우리에게 사람들을 소개해줬다. 언니, 오빠가 돼줄 청년들이었다. 고교를 졸업하고도 인연은 이어졌다. 멤버들은 청년이 됐다. 우리의 고민도 변했다. 가치관과 주체성, 사회성 등 현실적 고민이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를 기획하고 타인과 세상을 만나는 활동을 계속했다. 우리는 고치와 함께 성장했다. 누에고치에서 나비가 됐다. 청소년이던 우리는 청년이 됐고, 청년이던 선생님들은 장년이 됐다. 우린 여전히 함께다. 청년활동이 중심이긴 하지만 세대 간 관점과 생활을 공유한다. 청소년들과 만남도 지속하고 있는 터라 청년공동체라기보다 성장공동체, 가족공동체라고 하는 편이 맞다.”

 

정서원 배움과 실천의 공동체 고치.jpg

 

-활동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인문, 예술, 문화기획, 창업 등 분야를 넘나드는 활동을 만들었고 점차 지역과 마을, 사회를 품는 의미로 확장됐다. 덕분에 봉사, 잡지, 문집발간, 마을잔치, 좌담회, 사진전, 벼룩시장, 개인프로젝트 축제, 마을축제, 문화소통축제 ‘날라갈라쇼’ 등 많은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올해는 월담회(소셜다이닝)와 만덕천살리기운동, 일상철학운동 ‘나비학당’, 구포역 ‘청년센터감동 예정공간’ 전시&문화기획, 청년단체디렉토리맵 제작, 청년반상회도 진행했다. 많은 일을 하지만 고치는 ‘집’이다.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한 일터가 아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생활하며 자취가 남는다면 그곳이 집이다.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관계, 내면의 성장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월담회는 담을 넘는 모임인가.

“매주 월요일 열리는 저녁밥상모임이다. 서로의 차이와 한계의 담을 넘자는 취지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깊은 밤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주제는 멤버들의 결핍이나 욕구에서 발췌한다. 화자를 주인공으로 만들자는 무언(無言)의 합의가 깔려있다. 또 지난해에는 ‘나비학당’이라는 이름의 타인을 화두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타인-사회를 연결하고 그들을 대하는 태도를 갖추는 일이었다.”

 

-날라갈라쇼도 범상치 않은데.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All for One, One for All)를 슬로건으로 한 고치의 인문네트워킹쇼다. 2016년 작은 학예회 형태로 시작해 이듬해부터는 청년 문제를 세대와 함께 인문, 예술, 창의적 놀이 방식으로 소통하고 고민했다.”

 

고치 행사(나비학당).jpg

 

-만덕천살리기운동도 궁금하다.

“마을공동체로서 실천적 역할이다. 민간 주도로 마을을 변화시키는 노력이다. 일단 오염된 마을의 하천(만덕천)을 살리기 위해 복지관, 학교와 함께 힘을 모아 공론화했다. 부산시의원과 구청 행정을 움직여 생태하천복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만덕천열대야축제를 열어 문화공간으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 함께 고치의 공간을 주민들에게 열어 소통하는 ‘오르막길 정거장’, ‘공유냉장고’등으로 2018 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 최우수상도 받았다. 정책과 소통, 이해와 협력이라는 단어는 과제로 남았다.”

 

-부산 청년문화디렉토리맵은.

“청년문화디렉토리맵은 부산문화재단의 위탁사업으로 진행됐다. 청년활동 지원하고 청년창업을 돕는 단체 현황을 조사했다.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바꾸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어린왕자의 ‘장미’와 ‘바오밥 나무’에 빗대어 물었다. 장미는 지켜가려는 최고의 가치, 바오밥은 뿌리 뽑고 싶은 문제의식을 의미한다. 참여단체들은 각자의 장미와 바오밥을 털어놨다. 공유하는 가치와 문제들이 반갑고 소중했다. 목소리를 나눌 교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청년을 지원할 땐 신뢰와 권한부터 지원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후 청년과 행정이 ‘청년문제’로 함께 만나는 청년반상회를 열었다. 교류의 적극적 시도는 올해 고치의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정책의 방향성은 어떻게 해야할까.

“'청년자립을 지원하는 것'과 '청년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은 다르다. 청년에게 권한을 주면 좋겠다. 또 행정구역 틀 안에 청년의 생태계를 가둬서도 안 된다. 부족하더라도 처음부터 믿고 맡겨 의미 있는 실패의 기회를 열어주면 좋겠다. 청년센터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시작과 준비과정에 실제적으로 청년의 자리가 없는 사례를 봤다. 청년은 구색에 맞춰 쓰이는 존재가 아니다. 물론 몇몇 진심어린 귀와 부지런한 발을 가진 공무원을 만나기도 했다. 이들이 희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책은 서류가 아니라 태도로써, 편의가 아니라 진정으로써 집행돼야 한다. 사업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이 많은 사회가 진정으로 청년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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