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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수환 ㈜세화포장 대표이사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이 목표”

부산‧경남 500여개社 레드오션, 성장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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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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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기자 ktms16@mbusan.co.kr


이수환 대표 (2).JPG

 

“거북이는 느리지만 꾸준히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죠.”

이수환 ㈜세화포장 대표이사는 특유의 ‘느림의 미학(美學)’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시간이 들더라도 건실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관계를 구축하며 사업 성장과 함께 자동화를 이루는 게 목표”며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사업을 안전하게 성공 궤도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친근한 미소와 구수한 말투의 그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덧 설득당하고 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해 “젊은 기업가답지 않은 노련함과 설득력을 가졌다”고 평했다.

세화포장은 부산‧경남지역에만 500여곳이 몰린 골판지 제조업의 레드오션에서 10여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저력 있는 회사다. 거래처는 90개사에 달한다. 그의 꾸준함은 거래처 확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거래처를 확보할 때 직접 방문하고 평판을 확인하는 등 시장조사를 꼼꼼히 하는데, 신생업체의 경우엔 흔쾌히 의뢰를 받아들인다. 일반 업체는 지속적 거래를 위해 건실성을 조사하는 것이고, 신생업체는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를 위해 자동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골판지 제조업 현장직에서부터 일을 시작해 현재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장에서 자동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세화포장은 자동화를 서서히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성공의 길은 멀지 않다”며 “천천히 달리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화포장은.

“일반 골판지용, 택배용, 칼라박스 제품을 만드는 포장용 골판지 제조업체다. 골판지와 인쇄 포장지는 각각 7대 3의 비율로 생산하고 있다. 거래사는 90개사에 달한다.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 등의 협력업체가 우리와 가장 큰 규모로 거래하는 고객이다. 박스 물량은 고객사마다 천차만별이라 우리 생산방식은 다품종 소량이다. 세화포장의 전신은 지난 1982년 무렵 부친이 설립한 성림포장이었고 2009년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 주식회사로 등록하며 상호명을 현재의 세화포장으로 변경했다.”

 

-골판지 제조 과정은.

“제조에 사용할 원지(原紙)를 받아와서 세화포장에서 인쇄, 커팅하고 접합해 포장한다. 인쇄라인도 있다. 세화포장은 기계설비면에 특화돼있다. 현재 생산량은 기계를 쉬지 않고 돌릴 정도는 된다. 생산량은 하루 2만 5000개 정도다. 다른 업체와 비교하자면 세화포장은 카톤박스(Carton Box)와 카톤박스에 들어가는 소포장인 칼라박스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카톤박스는 흔히 보는 노란색 박스라고 생각하면 되고 칼라박스는 이미지와 색상을 가미한 작은 크기의 박스다. 보통 카톤박스 안에 칼라박스를 넣어서 포장한다. 전 공정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수환 대표 (4).JPG

 

-중국 폐지수입 금지, 영향은.
“실제로는 원지 업체가 이득을 본다. 중국에서 원지 생산을 중단한 탓이다. 원지 생산만 못하도록 중국 당국이 제재했다. 그래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서 생산한 원지를 수입해 현지에서 골판지를 만든다. 덕분에 원지 가격이 상승했다. 중국에서 원지를 무더기로 수입하니, 한국 재지업체의 수출은 늘었는데, 생산한 원지가 중국으로 향하다보니 국내 수요는 맞추기 어려워졌다. 수출하면 세금 혜택도 있으니 차라리 수출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재지업체들은 국내업체가 원지를 구매하려면 돈을 더 내고 가져가라는 분위기다. 단가 측면에서는 중국산 박스와 국내산이 비슷하다. 과거엔 국내에 중국산 박스가 많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한국에서 생산한 것과 비교해 가격의 메리트가 없다. 물류비용 탓이다. 덕분에 지금은 한국에서도 생산을 많이 한다.”

 

-시장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레드오션(Red Ocean)이다. 고급 포장 수요가 늘고는 있지만, 기존 대량 구매제조업들이 무너지며 전반적인 수요는 줄었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블루오션(Blue Ocean,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량생산하는 규모가 큰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자동화를 지원한다. 규모가 큰 회사는 자동화가 가능하다. 반면 중소규모 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자동화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이 부담스럽다. 투자비용이 너무 막대해서 함부로 나서기 어렵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큰 업체의 생산량은 엄청나다. 인건비도 줄어드니 장기적으로 수익도 늘고, 이게 다시 설비투자로 이어진다. 소규모 업체를 포함한 부산과 경남지역의 관련사는 500여개에 달한다. 부부 등 두 명이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최근 경기악화로 주변 6~7곳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 모든 공정의 마무리는 포장용 골판지 제조업계가 맡게 된다. 전체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업체라는 의미다. 마무리 공정을 맡다보니, 경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이다.”

 

제품 사진.jpg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부친이 잘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친 아래에서 파지를 주우면서 일을 배웠다. 그러면서 회사의 공정을 바꾸면 성장할 수 있겠구나하고 느꼈다. 제조공정을 바꾸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느림보 거북이지만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직원도 늘고 있다. 자동화도 조금씩 이루고 있다. 자동화와 고객 다각화가 성장의 비결일 것이다.”

 

-신규채용 어려움은.

“청년 신규채용은 쉽지 않아 외국인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 청년들이 현장을 떠나는 일이 많다. 젊은 사람을 뽑으려고 몇 번 시도했는데 하루 하고 안 나오든지, 점심 먹고 말도 없이 떠나버렸던 경험이 있다. 청년들을 채용하기 어려우니 외국인 고용기관에 신청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도 인건비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다. 숙박도 해결해줘야 제반사항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사람만큼 받아간다. 숙식이라는 두 가지 비용만 고려해도 그렇다. 고용환경도 개선해야 하지만, 동시에 청년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한다. 대기업에서 임금을 워낙 많이 받으니, 그들과 자신의 임금격차를 비교하는 것 같다.”

 

IMG_7963.JPG

 

-현장직을 배려한다는데.

“세화포장은 주 52시간을 시행한 지 꽤 됐다. 거기에 맞춰 인원도 차츰 늘었다. 대표가 되기 전 현장직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현장직을 우선 생각한다. 직접 해보면 노동 강도를 알게 된다. 하루에 많게는 총 몇 십톤의 분량을 들고 날라야 한다. 세화포장의 하루 생산량은 2만5000개가량이며, 이는 20피트 컨테이너 3개 분량이다. 힘들게 잔업을 하는 것보다 마칠 때 마치고, 쉴 때 쉬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이유다.”

 

-향후 계획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카톤박스와 인박스를 같이 하며 회사를 성장시켜서 자동화를 이루려는 과정에 있다. 대표로서는 거북이처럼 꾸준히 걸어가는 스타일이다. 회사도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성장했으면 한다. 그게 롱런의 비결일 것이다. 건실한 관계를 구축하려면 거래처도 잘 살펴야 한다. 회사 구조를 잘 봐야 해서 직접 방문해보고 파악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평판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래 전에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것과 같다고 할까. 최근 창업자들이 많은데 신생업체에서 박스를 의뢰하면 흔쾌히 해준다. 예컨대 의류쇼핑몰 등에서 포장박스를 사용한다. 큰 자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잠재력이 있는 업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신생업체가 성장해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위험부담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자동화와 건실한 업체와의 파트너 관계구축, 신생업체에 대한 투자 등을 바탕으로 세화포장을 꾸준히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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