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5-27(목요일)


[청년콘서트] “4차 산업혁명, 핵심가치는 기업가 정신”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원장 인터뷰

부산은 흐름산업… 미래수요 예측 설계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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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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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섭 기자 btip@mbusan.co.kr

 


김병진 원장 (2).jpg


“앞으로의 대한민국 교육은 설계자를 지향해야 합니다.”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자세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김 원장은 “보통 4차 산업혁명 인력 정책을 코딩인력 양성 등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보다 그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설계하는 인력, 바로 설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바로 김 원장이 평소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의 맥이 닿아있다.

김 원장은 부산 발전을 위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만 능한 사람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는 부산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행동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 정신의 교육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BISTEP은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이다. 과학기술과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부산의 미래를 설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한다. 지난해 7월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지금의 명칭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BISTEP은 부산이 스스로의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환, 고도화, 다각화의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중앙정부에 의존적인 현재 구조를 바꾸고, 부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곳에서 필요한 정책을 직접 기획하며, 이를 위해 산‧관‧학‧연(産‧官‧學‧硏)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우리 기관의 연구개발 성과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산업구조를 혁신하는 정책기관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 부산 발전을 이끌 인재상과 그들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가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BISTEP은 산업정책연구 기관으로서 산업구조를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고민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자연발생적 외적 요인에 의해 경제가 위기를 맞았을 때의 대응시스템과 대응방안 등을 미리 연구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BISTEP 현판.jpg

 

-부산의 특성이라면.

“서울‧수도권과 부산은 산업 환경이 다르다. 부산은 쉽게 말해 ‘흐름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재화흐름(물류), 인적흐름(관광), 지식기반흐름(기술비즈니스) 분야로 나뉘며, 부산의 특성에 맞는 정책을 연구해야 하다. 과거 제품생산이 중요한 때가 있었다. 또 제품 연구개발(R&D)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때도 있었다. 현재는 어떤가. 원천 기술 생산 분야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니, 이제는 기술을 생산해 판매하는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부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세계가 우리와 같은 환경의 나라에 기회를 주지 않는다. 중국도 제조 강국이었지만 슬슬 인도로 기회가 넘어가고 있지 않나. 인건비와 땅값이 싼 곳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가 반도체다. 기술기반이다. 지금은 중국도 반도체를 생산, 현지에 필요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면 부산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까. R&D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지향하고, 이를 파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 중에서도 부산이라는 곳이 공항이라는 제약만 제외하면 기술비즈니스에는 최적화된 곳이다.”

 

-자연환경을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벡스코가 잘 되는 이유는 부산에 바다와 산이 있고, 고대문화를 간직한 경주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부산은 국제학회를 열 때 개최지로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지리적 환경이 이를 결정하는 데 큰 요인이다. 다만 관문공항이 없다보니 단순히 부산의 손해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행사사진) 사회문제 해결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발표회.jpg

 

-4차 산업혁명, 많이 쓰는데도 이해가 어렵다.

“산업과 산업혁명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1~4차 산업은 각각 농‧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정보‧지식산업이다.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반면 산업혁명은 사회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 소나 말의 동력을 이용하던 시대가 증기기관의 도입으로 크게 변화한 것이다. 2차 산업혁명은 컨베이어 벨트가 도입되며 생산성이 높아졌고 사람이 하는 일(직업)도 바뀌었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혁명이었다. 핵심은 인터넷. 지식교류가 활발히 진행됐고 시간과 공간의 격차를 없애버렸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관점으로 생각하는데, 핵심은 AI 기술이다. AI기술은 사람의 뇌를 대신하기 때문에 결국 인류가 지식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는.

“AI가 사람의 지식노동을 대신한다. 미래사회는 노동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는 사람의 욕구를 실현시키고 새로운 시대로 끌고 가는 인재양성이 필수다. 지금까지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인재가 필요한 사회였다면, 이제는 세상의 흐름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심리와 욕구에 기술을 결합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본소득’의 개념도 등장한다. 생산은 AI기술과 로봇이 하고, 인간은 기본소득으로 여가를 즐긴다는 것이다. 기존 일자리를 AI기술이 채우기 때문에 그들이 내는 소득을 인간에게 재분배하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우려가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이 한국에서는 산업의 관점으로, 일자리 부족 관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무려 716만여개의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산업혁명 단계에서 그랬듯 기존 일자리들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로 채워졌다.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능동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의미한다. 하지만 교육은 여전히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다. 자율성과 창의성이 부재하다. 과거엔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세상이었고, 그들이 속한 대기업과 공직 사회는 하향식 지시체계로 운영됐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혹자는 오늘날의 블록체인을 말한다. 블록체인의 개념도 변화하는 사회상을 담고 있다. 하나의 거래, 정보를 블록이라는 곳에 담고, 이들 블록을 연결했다고 해서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모두가 정보를 공유한다. 블록체인의 끝은 분산화인데, 과거 중앙집권적인 체계에서 앞으로의 세상은 완전한 분산화다.”

 

IMG_0180.JPG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예컨대 ‘우버(uber)’가 있다. 승객과 운전기사를 휴대전화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누구나 도로에서 바쁜 시간에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운전자만 타고 있는 다른 이의 차량을 보고 ‘저 차가 나를 태우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인간의 욕구를 기술플랫폼과 연결한 게 우버다. 이 지점에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보다는 ‘기업가 정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이를 성취하도록 고취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의 정수(精髓)다. 동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학, 행동심리학, 사회심리학 등을 배워 이해해야 한다. 기업가 정신과 심리학이 중요한 교과과목이 돼야 한다. 종합해서 말하면 비즈니스 설계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설계가 핵심기술이며, 인력도 설계자 중심으로 양성해야 한다. 기술교육은 그 다음이다. 설계를 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기술자를 고용할 정도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핵심기술은 개발하고 주변기술은 사와서 완성시킬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하나의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 육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

 

-BISTEP의 역할은.

“창업정책은 공간정책에서 이젠 생각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엇으로 창업할지 고민하게 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창업 공간 제공이 전부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으로서 가능하면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일부에선 산업육성정책을 연구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육성정책은 지금 있는 산업을 유지하고 키우는 것이라면,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예측하고 이에 근거해 돕는다. 예를 들어 10년 후 자동차 부품산업이 바뀌는 걸 예상하고 방향을 찾는 것이다.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기술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변화를 읽고 어떤 산업이 전망이 있을지 구분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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